딴짓의 생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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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딴짓엔스 – [명사] 밥벌이와 연관이 없는 행동을 하는 인류”

밥벌이하며 딴짓하는 모두를 위한 잡지, ‘딴짓 매거진’의 첫 장에 실려있는 문구다. 이제 딴짓도 대 놓고 하는 시대다. 직장인이라고 죽어라 일만 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아니, 사실 딴짓은 언제나 있어왔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직장인 1,206명을 대상으로 ‘업무시간 중 딴짓’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9명은 딴짓을 한 경험이 있으며, 하루 평균 1시간 10분은 딴짓을 하는 데 시간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결과에 우려를 표하는 기업도 있지만, 오히려 딴짓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기업도 있다.

 

3M의 15% 규칙

ⓒ3M 홈페이지

3M의 혁신적인 기업 문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 중 ‘15% 규칙’은 3M의 혁신을 이끈 기업 문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원이 업무 시간 중 15%를 자신의 일과와 무관한 개인적인 흥미나 꿈을 키워가는데 사용해도 좋다는 내용이다. 자유로운 휴식이나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독특한 신제품 개발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3M의 개발자인 아서 프라이(Arthur Fry)는 15% 규칙 덕분에 ‘Post-it’이라는 새로운 상품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15% 규칙의 핵심은 ‘시간’이 아니다. 중요한 점은 ‘자유와 신뢰’다. 회사가 ‘딱 15% 시간만 썼나’, ‘유의미하게 쓰고 있는가’ 감시하고 의심하지 않는다. 동료 직원들과 커피를 마신다거나, 점심시간을 길게 쓰는 방식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개인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하고 책임 또한 함께 부여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 관리 시스템이 조직 생산성에 기여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예로 볼 수 있다.

3M이 대기업이라는 규모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유연성과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가지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직원들의 혁신 활동에 인내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리더십이 조직의 경직성을 깨뜨리고 창의와 혁신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하고 책임 또한 함께 부여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 관리 시스템이 조직 생산성에 기여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예로 볼 수 있다.”

 

구글의 20% 프로젝트

 

ⓒ https://sites.google.com/site/edcotechshowcase2014

구글은 3M의 ‘15% 규칙’을 본떠 ‘20%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마찬가지로 모든 직원이 업무 시간의 20%는 자신이 원하는 창의적인 프로젝트에 쏟을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구글 초창기부터 시행돼 온 정책으로 구글의 창의적 경쟁력을 낳은 핵심 비결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제도의 핵심은 개인 시간의 20%를 통해 나온 아이디어가 80%의 시간을 투자하는 정식 프로젝트로 발전될 수 있는 구조에 있다. ‘20% 프로젝트’가 ‘80% 프로젝트’로 변하면 회사는 이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자금 일체를 지원한다. 물론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이 아이디어에서 저 아이디어로 떠돌았고, 그 아이디어 대다수는 구글의 상품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 안에서 히트작이 하나 둘 꽃을 피웠다. 2009년 구글 수입의 1/3에 가까운 액수를 벌어들인 에드 센스(AdSense)가 ‘20%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것. 그 외에도 구글 스카이, 지메일, 구글 맵스같은 히트 상품들을 줄지어 낳았다.

‘20% 프로젝트’의 이면에는 구글의 조직 문화에 자리 잡은 ‘직원을 향한 무한 신뢰’에 있다. 구글은 길고 까다로운 채용 시스템으로도 유명하다. 오랜 시간 공들여 선발한 직원들에게는 많은 권한을 위임하여 회사와 일에 있어서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구글의 인사담당 수석 부사장(SVP)이었던 ‘라즐로 복(Laszlo Bock)’은 자신의 저서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구글은 사람이 본디 선하다고 생각한다. 만일 사람이 근본적으로 선하다면, 그들은 마땅히 자유로워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딴짓’의 보답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매분 매초를 쪼개서 쓰는 워커홀릭의 성공 신화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이야기다. 예로부터 업무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산만한 요소는 업무 환경에서 제거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현대 사회에서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과 창의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경직된 업무 환경과 룰을 뛰어넘는 ‘일탈’의 진가를 발휘할 때가 온 것이다. ‘딴짓’은 일상을 벗어나 잠시 내면에 집중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필요한 일탈’이다. 여기서 딴짓의 미덕은 ‘돌아옴’에 있다. 다시 업무에 복귀했을 때, 더 높은 생산성으로 보답하는 것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를 조립하다가 피곤할 때면 기타를 치며 밥 딜런의 노래를 부르고 시 읽기로 ‘딴짓’을 즐겼다고 한다. 결국 그것이 그의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했고, 창조의 자양분이 되지 않았는가?

“딴짓은 일상을 벗어나 잠시 내면에 집중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필요한 일탈’이다. 여기서 딴짓의 미덕은 ‘돌아옴’에 있다. 다시 업무에 복귀했을 때, 더 높은 생산성으로 보답하는 것이다.”

글 : 에디터 김지영 (jykim@fastcampus.co.kr)


참고자료:

 “직장인, 하루 1시간 10분은 업무 외 딴짓”
혁신과 창의의 기업 3M( 1 )
https://namu.wiki/w/포스트잇
구글의 10가지 업무규칙
딴짓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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