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updated on 4월 20th, 2017 at 11:24 오전
“원하는 바를 이루고 싶다면, 운동이 포함된 일상은 필수다.”
학업이나 일에 바쁜 사람들은 쉽게 ‘운동’의 중요성을 간과하곤 한다. 물론 운동의 필요성은 누구나 느끼지만 이는 대부분 ‘건강’과 ‘외모’를 위해서이지, 학교나 회사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려면 운동보다 도움이 되는 것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공부나 독서, 다양한 사교활동 같은 것들 말이다. 특히 시험을 앞두고 있는 학생이라면, 혹은 꼭 해내야 할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당장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 건강이나 내 몸매를 위한 운동은 잠시 접어두어도 괜찮다고 여길 것이다.
많은 이들이 놓치고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운동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그저 건강과 외모뿐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에도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운동할 시간에 공부나 한 자 더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나는 전업 작가가 되면서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삼십 년 넘게 거의 매일 한 시간 정도 달리기나 수영을 생활 습관처럼 해왔습니다… (중략) 거의 빠짐없이 날마다 달렸습니다. 일 년에 한 번은 마라톤 경기에 참가하고 철인레이스에도 참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그리고 그런 생활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면서 나의 작가로서의 능력이 조금씩 높아지고 창조력은 보다 강고하고 안정적이 되었다는 것을 평소에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수치를 내보이면서 “자, 이렇게요”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자연스러운 감촉으로써, 실감으로써, 그런 게 내 안에 있습니다… (중략) 날마다 달리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나 자신은 오래도록 뭔가 좀 잘 알지 못 했습니다. 날마다 달리다 보면 물론 몸은 건강해집니다. 지방은 줄고 균형 잡힌 근육이 붙고 몸무게도 조절됩니다. 그러나 ‘꼭 그것만은 아니다’라고 나는 늘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 깊은 곳에는 ‘좀 더 중요한 뭔가’가 있다,라고. 하지만 그 ‘뭔가’가 무엇인지, 나도 확실히 알지 못했었고, 나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을 남에게 설명할 수도 없었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네이퍼빌 센트럴 고등학교에서는 수업 시작 전, 전교생을 대상으로 자기 체력 내에서 최대한 열심히 달리게 했다. 그리고는 1교시, 2교시 때 머리를 가장 어려운 과목들을 배치했다. 그 결과 학생들의 읽기와 문해력이 17% 증가했고, 성적 자체도 달리기를 하지 않은 학생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고 한다. 네이퍼빌은 학교 운영비가 고급 사립학교의 절반밖에 안되는 지역임에도 전 세계 과학 평가에서 1위, 수학에서는 6위를 기록했다. 공부를 하기 전 운동을 한 것이 실제로 자기개발의 효과를 낸 것이다.
이 외에도 운동과 학습 능력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완벽한 공부법> 책의 9장 <몸 : 몸은 공부의 길을 안다>에서도 운동의 효과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05년에 시행된 한 연구에서는 러닝머신에서 30분만 달려도 창의적 성과가 개선되고 그 효과가 무려 2시간 동안이나 지속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2007년에 실시한 연구에서는 전력 질주를 3분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BDNF 분비가 상승해 기억력이 20퍼센트나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같은 해에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매일 35분간 에어로빅을 하는 것만으로도 성인의 두뇌 상태와 인지능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2009년 캐나다의 시티파크 고등학교는 학습 장애를 위한 대안학교로서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ADHD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수업을 듣기 전 20분 정도 러닝머신과 자전거에서 운동한 뒤 5개월이 지나자 거의 모든 학생의 독해력, 작문, 수학 점수 등이 상승했다.”
그렇다면 운동의 어떤 효과가 학습 능력을 높여 효과적인 자기개발을 가능하게 하는가? 신경성장유발물질인 ‘BDNF’, 뇌에서 기존 신경세포를 보호하며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단백질이다. 이는 시냅스의 연결을 촉진해 뇌의 활용성을 끌어올려 준다고 한다. 그리고 BDNF는 운동을 할 때 생성된다. 즉, 운동을 하면 뇌가 모든 활동을 촉진하게 되고, 기억과 학습에 탁월한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 섬유아세포 성장 인자 등이 활발한 활동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정신적 환경을 최적화하여 집중력과 학습 의욕, 창의력을 증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운동을 하면 기억력, 학습력, 창의력, 유연성이 모두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운동 중에서도 ‘유산소 운동’이 학습 능력을 올리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유산소 운동은 수영이나 조깅 같은 장시간에 걸친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말한다. 그리고 운동을 통해 신경세포들이 생성됐을 때 업무나 공부를 하면, 즉 뇌에 지적인 자극을 주면 세포들이 활성화돼서 뇌 내 네트워크와 이어져 신호 전달 커뮤니티라는 유기체의 일부가 된다고 한다. 뇌 내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촘촘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유산소 운동을 한 후 자기개발을 시작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습관이 되면, 다시말해 육체적인 운동과 지적인 작업의 조합이 ‘일상’이 되면, 보다 복잡한 사고를 하고 대담한 발상을 통해 비범한 창조력을 발휘하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누구나 책상머리에 앉아 고민만 하기보다,잠시 멈추고 산책 등의 신체적 활동을 하고 나서 두뇌회전이 더 빨라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이는 그저 바람을 쐬고 왔기 때문에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움직임이 우리 뇌 안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한 것이다.
하루키도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운동과 학습 능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언급하면서 그저 ‘느낌적인 느낌’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해왔던 운동이 과학적으로도 옳은 길이었다는 사실에 기뻤다고 말했다. 결국 정신이든 두뇌든 우리 육체의 일부분인 것이라며 정신과 육체의 경계가 그다지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결국 ‘몸을 움직이는 행위’가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생각하는 행위’에도 똑같이 영향을 미치기에 운동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우리가 사고하는 것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운동을 사치라고 여기는 풍토가 있다. 돌이켜보면 고3 때 체육시간은 거의 자습으로 대체되고 말았다. 사회인이 되어서도 운동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운동은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달려가는 중에 또 다른 한편으로 챙겨야 할 부수적인 요소에 그쳤다. 하지만 운동은 육체뿐만 아니라 뇌, 즉 정신을 성장시키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뇌 발달에 좋다고 생각하는 독서, 여행, 사교활동 등은 새로운 자극이 되어 뇌를 발달시키는데, 이 새로운 자극은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과 그 역할이 같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운동은 뇌 발달의 좋은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더 깊고 새롭게 사고할 수 있는 탄탄한 발판이 되어준다. 결국 운동은 ‘자기 일을 하면서 번거로워도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일을 더 잘하고 더 높게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변화 속도가 유래 없이 빠른 세상이다. 그만큼 자기개발의 고삐를 한치도 놓칠 수 없는 현실이다. 패스트캠퍼스에도 하루에도 수백 명씩 종일 일하고 나서 지친 몸을 이끌고 오는 수강생분들이 많다. 당연히 몸도 정신도 지쳐 학습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그렇게 바쁜 일상에 운동을 추가한다는 것은 사치로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같은 공부,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운동이 훈련시킨 뇌를 가진 사람이 훨씬 높은 효율을 보인다. 우리는 육체와 정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운동은 이 두 가지를 철저히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며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원하는 바를 이루고 싶다면, 운동이 포함된 일상은 필수다.
출처/참고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완벽한 공부법> – 고영성, 신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