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updated on 2월 15th, 2021 at 11:40 오전
모두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이제 누구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멋진 글을 쓰고, 훌륭한 디자인의 이미지를 제작하고, 기발한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 어떠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든 개인의 자유이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또한 창작자의 몫이다. 하지만 혹시 당신이 ‘회사’의 디자이너나 마케터라면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목적’이다.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훌륭한 글 솜씨? 명작? 아니면 곤두박질치고 있는 망할 놈의 매출 곡선이 다시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싶은가? – <Reality in Advertising>, 로서 리브스”
USP 전략의 주창자이자 전설적인 카피라이터 로서 리브스는 위와 같이 말했다. 회사의 목적은 매출을 높이는 것이다. 회사의 디자이너나 마케터라면 그들의 크리에이티브는 ‘매출 상승’이 목적이어야 한다. 만약 이를 고려하지 않은, 그저 예쁘고 멋지기만 한 디자인이나 카피는 광고가 아니라 ‘예술 작품’일 뿐이다. 로서 리브스는 다음과 같은 말도 덧붙였다. “광고는 결코 예술적 창조물이 아니다. 기업 이윤과 제품 판매를 위한 상업적 도구다.”
물론 아름다운 장착물을 만드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매출을 높이기 위한’ 크리에이티브는 접근 방법이 아예 다르다. 많은 창작자들이 이를 놓치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이 크리에이티브의 ‘창의성’이나 ‘심미적 요소’와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에서 많은 좋아요를 받으면 그것이 바로 매출로 이어질 거라고 착각한다. 창의성에만 집중했을 경우 그 많은 좋아요는 크리에이티브 자체에 대한 반응이지, 그들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데도 말이다.
크리에이티브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는 그의 저서 <광고 불변의 법칙>에서 위와 같은 문제를 명확히 짚고, 매출을 높이는 효과적인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그의 인사이트는 몇 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광고계에서 통용되고 있다. 이 책은 인쇄 광고, TV 광고 등 전통적 캠페인에 대해 중점으로 다루고 있기에 오늘날의 크리에이티브와는 상관이 없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길비의 책을 통해 지금의 디자이너, 마케터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
크리에이티브에만 집중하다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다. 바로 홍보하려는 제품/서비스다. 의외로 SNS마케팅을 하고 있는 굉장히 많은 마케터, 디자이너들이 이를 간과하거나,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모든 창의성, 독창성, 심미적 요소들도 모두 제품/서비스를 중심으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크리에이티브가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멋진 디자인에 대한 찬사는 회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매출 상승’이다.
제품/서비스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그를 녹일 수 있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더 많이 생각해 낼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놓친다. 데이비드 오길비는 그의 광고 대행사에서 광고주의 캠페인을 진행할 때마다 제품과 관련된 글을 읽는데 3주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는 기존에 알지 못했던 제품의 셀링 포인트를 찾아내어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운 재료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오길비는 도브(Dove) 비누를 깊이 연구한 결과, 건조한 여성을 위한 화장비누라는 포지셔닝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지금까지도 활용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POSTCRON
창의성에 대해
SNS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창의적인 콘텐츠가 쏟아진다. 하지만 그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주체가 매출을 내는 것이 목적인 회사라면, 그저 창의적이기만 한 콘텐츠는 의미가 없다.
아래는 <광고 불변의 법칙>의 한 부분이다. 클리오 광고제(Clio Awards)는 광고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미국의 권위 있는 광고제다. 수상작들은 모두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준 광고들이다.
– 클리오 상을 4번이나 받은 광고대행사들은 해당 광고주들을 놓치고 말았다.
– 어떤 클리오 상 수상 회사는 사업을 접고 말았다.
– 어떤 클리오 상 수상 회사는 다른 대행사에 자신의 광고주 절반을 빼앗겼다.
– 어떤 클리오 상 수상 회사는 수상작을 텔레비전에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 과거 클리오 페스티벌이 선정한 텔레비전 광고를 만든 81개 대행사 중 36개는 해당 광고주를 잃거나 사업을 접고 말았다.
모든 창의적인 요소는 제품/서비스 그 자체, 강점, 회사의 개성에서부터 우러나와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매출을 높이지 못하는 회사의 마케팅 콘텐츠는 의미가 없다. 창의성만 가진 콘텐츠는 겉보기에만 화려할 뿐이다.
“난 브랜딩을 하니까 괜찮아.”라고?
직접적으로 상품을 파는 세일즈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닌 ‘브랜딩’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나 마케터라면 위 내용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은 제품/서비스를 판매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브랜딩’이기에 제품과 조금은 멀어져도 괜찮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고, 위험한 생각이다. 일단 브랜딩도 결국에는 회사의 목적, 즉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한 제품의, 나아가 한 회사의 개성은 제품 자체의 성질, 이름, 포장, 가격, 광고, 크리에이티브 등 모든 요소에서 드러나야 한다. 어떤 것에서도 벗어나는 메시지가 들어가선 안된다. 모든 콘텐츠는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제품/서비스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물론 물리적인 상품 자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상품이 지닌 성질, 가치관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중심으로부터 뻗어 나온 메시지는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
멋진 카피나 예쁜 이미지를 만드는데 집중한 나머지 이 핵심을 벗어난 크리에이티브를 제작할 경우, 분명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브랜딩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비자와 독자는 당신의 회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핵심과 콘텐츠가 탄탄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콘텐츠 그 자체에는 호감을 느낄 수 있어도 정작 중요한 제품이나 서비스, 회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 할 것이다. 심미적 요소에 치중한 크리에이티브는 그저 내부 직원들에게만 찬사를 받을 확률이 높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콘텐츠가 아니면 돋보일 수 없는 환경에서 이러한 목적을 끊임없이 되새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자로서 이를 마음에 새기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훈련이 되어있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훈련을 하면 좋을 것이다. 회사의 크리에이터라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목적이 무엇인지, 자신의 작업은 그 목적에 잘 부합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검증해야 한다.
참고/출처: <광고 불변의 법칙>, 데이비드 오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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