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AI 시장을 다시 봐야 할까?
2022년 말 ChatGPT가 세상에 등장한 이후, 우리는 ‘생성형 AI’라는 기술의 거대한 전환점을 직접 목격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질문은 지금부터다. “AI는 진짜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앞으로 가장 큰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Sequoia Capital이 발표한 ‘AI Ascent 2025’ 키노트는 이 질문에 대한 매우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소프트웨어 시장을 뒤흔드는 AI의 진격, 그 핵심은 어디에 있으며, 우리는 어떻게 이 흐름에 올라탈 수 있을까?

1. Sequoia Capital의 시선: AI 패러다임의 전환
✔ AI를 바라보는 질문의 전환
Sequoia는 AI 자체보다 “왜 지금 AI인가?”에 주목한다. Don Valentine의 질문 프레임워크를 통해 AI 기술이 단지 ‘불가피한 미래’가 아니라 ‘임박한 기회’임을 강조한다:
- 무엇이 중요한가?
- 그래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 왜 지금인가?
-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프레임은 AI를 단지 기술적 혁신이 아닌, 전략적 판단의 중심축으로 전환시킨다.
✔ Appetizer 역할의 서론
Sequoia 파트너들은 자신들의 키노트를 “애피타이저”로 비유하며, 본격적인 발표의 전주곡임을 겸손하게 밝힌다. 이들은 지난 1년간의 학습을 요약하며, 참가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이 변화는 단순한 유행인가, 아니면 산업 구조 전체를 뒤흔드는 패러다임의 전환인가?
2. AI vs 클라우드: 더 거대한 시장 기회가 열린다
✔ 클라우드 전환보다 큰 AI 시작점
Sequoia는 AI의 시장 규모를 과거의 클라우드 전환과 비교하며 설명한다. 클라우드 시장이 시작할 때 이미 4000억 달러 규모였던 것처럼, AI 서비스 시장은 그보다 최소 10배 이상 큰 상태에서 출발했다. 이 말은 곧, AI는 시작부터 거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AI는 단지 서비스 영역만 침범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포괄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며, 이 두 수익 풀이 동시에 재편되고 있다. AI가 단순한 보조 기술이 아니라, ‘자동화된 결과’를 제공하며 기업의 예산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 도구에서 결과로, 소프트웨어의 진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도구를 조작해야 했지만, AI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소프트웨어 예산에서 지출되던 것이 이제는 노동 예산에서 AI에 대한 비용이 책정되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AI는 ‘도구 판매’에서 ‘성과 판매’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으며, 이는 산업 전체의 경제 흐름을 바꾸는 핵심 요인이다.
3. 가속화되는 AI 진화: 확산과 배포의 역학 변화
✔ 전 세계적 주목과 사용자의 확장
AI 기술의 확산 속도는 과거의 어떤 기술보다 빠르다. Sequoia는 이를 ‘배포 물리학의 변화’라고 표현했다. 예전에는 기술을 전파하려면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원하고, 살 수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Reddit이나 X(구 트위터)처럼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이 존재한다.
ChatGPT의 출현 이후, 전 세계가 AI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미 56억 명 이상이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다. 이처럼 기술 보급의 장벽이 사라진 오늘날에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어떻게 더 빠르게 확산시킬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서의 가치 집중
Sequoia는 매번 강조해왔다. 진짜 가치는 인프라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 있다고. 실제로 지난 수십 년간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회사들 대부분은 애플리케이션 계층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상황은 같다. AI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면, 고객 중심의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4. AI 시장의 성공 방정식: 무엇이 달라졌는가?
✔ AI 기업의 성공: 95%는 기본, 5%는 AI 특화
AI 기업을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조건은 95%는 일반 기업과 같다. 중요한 문제를 독창적으로 해결하고,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며, 뛰어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그 기본이다. 하지만 나머지 5%는 AI에 특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다음과 같다:
- ‘분위기 수익(vibe revenue)’에 속지 말 것
-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제품보다 중요함
- 시간이 갈수록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구조
✔ 데이터 플라이휠의 전략적 의미
AI 제품은 쓰면 쓸수록 성능이 좋아져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데이터 플라이휠이다. 자사 제품의 사용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제품 개선뿐만 아니라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비즈니스 지표와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Sequoia는 이를 두고 “그냥 데이터 플라이휠이 있다고 말하지 말고, 그게 어떤 지표를 움직이는지 말해보라”고 강조한다.
✔ 애플리케이션의 시대: 문제 해결이 경쟁력
기초 모델을 만드는 기업은 몇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든다. 그중에서도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전략은 다음과 같다:
- 특정 산업에 깊이 들어가 고객 문제를 end-to-end로 해결함
- 자사 도메인에 특화된 언어와 문화 이해
- 인간이 개입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에 도전
- 데이터 플라이휠을 활용한 경쟁 우위 확보
Harvey와 Open Evidence는 법률 및 헬스케어 산업에서 이러한 전략을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5. 에이전트 중심 사회로의 진화: 경제 구조 변화
✔ 수직 에이전트의 능력 진화
AI 에이전트는 점점 더 복잡하고 정교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강화학습과 사용자 데이터를 통해 특정 분야에 최적화된 에이전트가 등장하고 있으며, 그 성능은 인간 전문가를 뛰어넘고 있다.
- Expo: 보안 침투 테스트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성능
- Traversal: DevOps 문제 해결을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
- Meter: 네트워크 최적화에서 인간 엔지니어보다 높은 정확도 제공
✔ 협업하는 에이전트들: 스웜(Swarm)의 등장
에이전트들은 단일 기능 수행을 넘어, 서로 협력하고 통신하며 집단 지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에이전트 스웜(agent swarm)’이라는 개념으로, 앞으로 AI가 더욱 복잡한 업무를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기반이 된다. 이들은 단순한 작업 수행이 아니라, 자원 전송, 정보 교환, 신뢰 형성까지 가능한 네트워크로 발전하고 있다.
✔ 새로운 기술적 과제와 해법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세 가지 기술적 도전이 등장한다:
- 지속 가능한 아이덴티티: 에이전트는 일관된 성격과 기억을 유지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컨텍스트 창을 넘는 새로운 메모리 체계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 통신 프로토콜: TCP/IP가 인터넷의 기본이듯, AI 에이전트를 위한 새로운 통신 프로토콜이 필요하다. MCP와 같은 표준은 이러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 보안: 얼굴을 마주할 수 없는 상대와의 거래에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보안 구조가 필수적이다.
6. 확률적 사고와 관리 혁신: 새로운 사고방식
✔ 결정론에서 확률론으로
AI 시대의 가장 큰 인식 전환 중 하나는, 우리가 당연시하던 ‘결정론적 사고방식’에서 ‘확률론적 사고방식’으로의 이행이다. 기존 컴퓨터 과학에서는 프로그램이 입력을 받으면 언제나 같은 출력을 내놓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LLM과 에이전트 시스템은 다르다. 같은 질문을 해도 맥락에 따라 다른 답을 내놓는다. 이는 마치 인간처럼 “가장 그럴듯한 답”을 유추하려는 사고 구조로, 완전히 새로운 컴퓨팅 모델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변화는 AI와 함께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요구된다. 숫자 하나조차도 정확하게 기억되지 않을 수 있는 시대. 중요한 건 정확성보다 신뢰도와 맥락에 기반한 해석 능력이다.
✔ 관리자의 역할 변화
AI와 에이전트가 실무를 점점 더 맡아가게 되면, 관리자들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업무를 지시하고 결과를 검토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에이전트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이해하고, 적절한 조율을 하는 역할로 확장되어야 한다.
마치 뛰어난 엔지니어가 반드시 좋은 매니저가 아닌 것처럼, 앞으로의 시대에는 에이전트를 잘 관리하고 조율할 수 있는 ‘AI 매니저’가 새로운 리더십의 핵심이 될 것이다. 연말 평가와 같은 정량적 평가는 한계가 있으며, 에이전트의 지속적인 개선과 학습을 도와주는 새로운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 더 높은 레버리지, 더 낮은 확실성
AI의 도입은 업무 수행의 속도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그러나 동시에 결과의 불확실성도 함께 따라온다. 이 ‘고레버리지-저확실성’ 시대에서는 리더가 어떤 리스크를 감수할 것인지, 그리고 그 불확실성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결국, 관리자의 핵심 역량은 ‘AI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가’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전략적으로 에이전트를 배치하는 능력이다. 이 변화는 개인의 일하는 방식은 물론, 팀과 조직 전체의 운영 철학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7. AI 시대의 부와 기회: 산업 지도의 재편
✔ 적은 인원으로 더 큰 기업을 만드는 시대
AI는 ‘사람 수에 비례하는 조직 확장’이라는 전통적 공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미 몇 명의 팀만으로 수십억 원의 매출을 내는 AI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단지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다. 핵심은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일하고, 더 많은 일을 병렬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기업 운영의 판 자체를 바꾼다. 각 부서별 기능은 개별 에이전트로 자동화되고, 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에이전트 운영 체계’를 구성하게 된다. 그 결과, 사람 수가 아니라 시스템 설계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 산업 전반의 재설계
Sequoia는 이 흐름을 ‘에이전트 경제(agent economy)’라 명명한다. 이 경제는 단순히 AI가 일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며 함께 일하는 구조로 진화한다. 예를 들어:
- 한 명의 영업 담당자가 수십 개의 영업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운영
- 의료 전문가가 AI의 진단 보조를 받아 보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
- 코딩 에이전트가 개발자 대신 코드 작성과 디버깅을 수행
이러한 변화는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으며, 특히 정보 기반 산업에서는 가장 먼저 대대적인 구조 개편이 일어날 것이다. AI가 단순히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레버리지 수단’이 되는 것이다.
결론: 애플리케이션 전쟁의 승자는 누구인가?
✔ 지금, AI를 이해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식
이번 Sequoia Capital의 AI Ascent 2025 키노트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 예측이 아니었다. 이는 곧 닥쳐올 변화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가이드였다.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 AI의 본질적인 가치는 ‘모델 자체’가 아니라 그 모델이 어떻게 활용되어 문제를 해결하느냐, 즉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단지 AI가 잘 작동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AI가 ‘필요한 일을 실제로 해내는가?’를 묻는 시대에 진입했다. 이러한 질문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탐색이나 추상적인 예측이 아니라, 실행과 학습이다.
✔ 세 가지 전략적 인사이트 요약
- 애플리케이션 레이어가 진짜 전장이다.
- 대부분의 스타트업과 신규 기업이 경쟁하는 공간이며, 사용자와의 접점에서 직접 가치를 만들어낸다.
- 에이전트 중심의 경제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
- 수직 에이전트와 협업형 스웜, 그리고 그것을 지탱하는 통신 프로토콜(MCP)과 보안 인프라가 핵심 구성 요소다.
- AI 시대의 승자는 ‘기술 이해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자’다.
- AI를 아는 것보다, 고객 문제를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구조와 실행력을 갖춘 자가 앞선다.
- AI를 아는 것보다, 고객 문제를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구조와 실행력을 갖춘 자가 앞선다.
✔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회를 잡고 싶다면, 지금은 학습보다 실행이 중요하다. 완벽한 모델, 완전한 예측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완전한 기술과 불확실한 시장 안에서 빠르게 실행하고 개선해나가는 역량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된다.
Sequoia는 말한다. 지금은 “run-like-hell” 해야 할 시기라고. 이것은 비유가 아니다. 전례 없이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과 시장 안에서 망설이는 자는 뒤처진다.
- 만약 당신이 창업자라면, 지금 당신이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문제’를 파고들어라.
- 만약 당신이 투자자라면, 단순한 기술이 아닌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
- 만약 당신이 개발자라면, API를 다루는 데 머무르지 말고, 문제를 풀어내는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키워야 한다.
✔ 최종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AI의 중심은 기술적 정교함이 아니라, 문제 해결력이다. AI 모델의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그 모델을 어떻게 ‘응용’하느냐다. 에이전트 중심의 기업, 데이터 플라이휠을 활용한 솔루션,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진화하는 제품. 이것이 바로 다음 시대의 승자가 될 조건이다.
우리는 AI라는 도구를 넘어, AI 기반의 시스템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그 안에서 지속가능한 레버리지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애플리케이션 전쟁의 승리 공식이다.
이제, 그 전장에 뛰어들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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