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컴퍼니 이진철 실장 인터뷰 : 창업스토리부터 170억 투자 유치 후 해외 진출 계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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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뉴스레터 웬뉴 60호에 실린 글입니다.

빨래 없는 생활의 시작! 집 앞에 세탁물을 두면 하루 만에 세탁해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아시나요? 바로 의식주컴퍼니의 ‘런드리고’ 서비스입니다.
얼마 전 웬뉴팀이 ‘의식주컴퍼니’를 만나고 왔어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세탁 공정이 그렇게 복잡하고, 첨단 설비가 필요한 줄 몰랐다니까요.  

“ 다 훔쳐 갔는데 빨래는 안 훔쳐 갔더라고요.
이 사업 되겠다 싶었죠.”

웬뉴팀이 의식주컴퍼니의 놀라운 창업스토리부터 170억 규모의 투자 유치 이후 계획까지 꼼꼼하게 듣고 왔어요. 의식주컴퍼니에서 성장전략을 총괄하는 이진철 실장의 인사이트 넘치는 인터뷰 이제 시작합니다~!

런드리고의 세탁물 운송 차량

  • 인터뷰 목차🎤
    • 회계사가 세탁 스타트업에 합류하기까지
    • 런드리고가 잘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 이유 🚀
    • 의식주컴퍼니에서 성장전략실의 역할
    • 런드리고가 겪은 위기 상황 😢
    •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위한 노력
    • 170억 시리즈B 투자 유치 후의 계획 📅

Q: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런드리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 성장전략실의 이진철입니다.  저는 2007년에 회계사로 회계법인에 입사하여 글로벌 세무 전문가로 근무했고, 2015년에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하여 배민프레시의 재무 총괄로 근무했어요. 이후 2019년 4월에 의식주컴퍼니에 합류하여 현재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Q: 런드리고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A: 의식주컴퍼니에서 운영하는 런드리고는 국내 최초의 모바일 비대면 세탁서비스입니다. 런드리고는 99.9% 오프라인 기반이었던 기존 세탁 시장을 모바일 기술로 혁신하고 있어요.
세탁 산업에서 서비스의 목적물(세탁물)은 회사가 아닌 고객 소유에요. 그래서 세탁물이 고객의 집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고객의 집으로 들어가야만 거래가 완료되는 특성이 있죠. 이러한 이유로 사용자가 걸어서 갈 수 있는 오프라인 세탁소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런드리고는 모바일&비대면 방식으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합니다.
저희는 고객에게 런드렛이라는 세탁물 수거함을 무상으로 대여하고, 고객은 런드렛에 세탁물을 담아 집 문 앞에 내놓고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수거 주문 버튼만 누르면 다음날 밤에 세탁이 완료된 의류를 문앞에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런드리고에서는 드라이클리닝뿐만 아니라 런드리, 신발, 이불 등 모든 세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런드리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세탁기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죠.

런드리고 사용 예시


Q: 어떻게 의식주 컴퍼니에 합류하게 되셨나요?

A: 저희 창업 스토리부터 말씀드릴게요. 저는 2017년 여름 우아한형제들에서 퇴사하고, 다음 사업 구상도 하고 휴식도 할 겸 조성우 대표님과 미국 여행🧳을 하였습니다. 그때 여러 가지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었죠. 세탁도 그중 하나였어요.
근데 세탁물은 도난 위험이 커서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다른 일반 상품들은 도난당하거나 분실하면 똑같은 걸 다시 주면 되는데 옷은 그게 안 되니까요. 그런데, 귀국하기 전날 발생한 사건이 저희 생각을 바꿨어요. 식당에서 식사하고 나왔는데 누가 렌트한 차량의 뒷유리를 깨고 모든 짐을 훔쳐 간 거에요.

뒷유리가 깨진 렌트 차량

딱 하나만 빼고요. 그게 세탁물이었어요. 걱정이 딱 해결된 순간이었죠.
조성우 대표님은 이를 계기로 세탁 사업을 결심하고 미국 동부에서 첨단 세탁 시설들을 탐방 다녔어요. 소위 세탁왕이라는 미국 세탁 서비스계 유명인사도 소개받았죠. 여러 첨단화된 세탁 공장을 방문했고, 한국에서 적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두 달 뒤 귀국한 조성우 대표님으로부터 새로운 세탁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를 듣게 되었어요. 저희들이 배민프레시에서 경험하면서 배운 IT와 물류에 대한 지식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혁신적인 세탁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Q: 세탁 비즈니스가 성공하리라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숫자 때문이었죠. 저는 원래 회계사였잖아요? 기존에 커머스를 했을 때는 매입을 하든 생산을 하든 원가 비중이 상당히 높을 수 밖에 없었어요. 식품은 원래 원가 비중이 높죠. 상품 중개를 해도 원가 비중이 상당히 크죠. 근데 미국의 세탁 공장 사례를 봤을 때 기존의 사업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원가 구조가 유리했어요.
모바일&비대면 서비스는 원가에서 남는 이익으로 배송비를 충당해야 되는데 원가 비중이 높은 사업은 그러기 쉽지 않죠. 그래서 커머스 사업들은 판매량이 매우 커질 때까지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지 못해요. 그런데 세탁은 원가 비중이 작아서 비교적 적은 판매량으로도 충분히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스마트 팩토리
를 통해 공정의 기계화와 자동화⚙️가 상당 부분 가능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봤죠.

Q: 런드리고의 세탁 공장처럼 첨단화된 공장을 스마트 팩토리라고 부르죠. 런드리고의 세탁 공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A: 처음에 런드렛에 세탁물을 담아서 내놓으면 저희가 가져오고, 스마트 팩토리에서 검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곤 옷들을 분류하고, 상태를 점검합니다. 분쟁을 방지하고, 올바른 세탁 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예요.
옷마다 고유 바코드를 이용해서 옷의 이동을 추적합니다. 옷은 크게 드라이클리닝, 와이셔츠, 런드리 이렇게 나눠서 따로 세탁돼요. 옷마다 적합한 세탁 과정을 거친 후엔 자동화된 포장 기계로 비닐을 씌우고 배송을 하게 됩니다. 기계가 짧은 옷, 긴 옷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적당한 길이로 포장을 하죠.
굳이 사람이 하지 않고, 기계가 해도 되는 일은 기계가 하도록 최대한 자동화를 하고 있어요. 저희는 시스템의 80% 이상에 컨베이어 벨트를 설치해서 옷을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시키고, 먼 거리는 로봇을 이용합니다.

세탁물을 운반하는 로봇


물론 모든 공정을 기계로 하지는 못해요. 다림질같이 섬세한 작업은 사람만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옷을 접는 일도 기계가 하기 쉽지 않아요. 특히, 양말이나 속옷 등이 어렵죠. 하지만 현재 옷을 접는 일도 기계가 할 수 있도록 폴딩(folding) 기계를 개발 중이에요.

이전에 반도체 업계에서 25년 정도 일하신 분에게 세탁 공정을 보여드린 적이 있는데, “반도체 공장보다 나은데요?”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때 진짜 기분이 좋았어요. 

(의식주컴퍼니의 스마트팩토리 영상을 확인하세요!)

런드리고의 스마트팩토리 내부

Q: 성장 전략실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A: 성장전략실은 회사와 서비스의 성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서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세 가지 정도인데요.
첫째, 성장전략실은 IR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런드리고는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투자 이후에는 투자 기관에게 회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내용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표를 설정하고 관리하여 런드리고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업무를 합니다. 서비스의 현재 상황을 숫자로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경영진이 숫자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죠. 신규 고객 수와 유입 경로, 서비스 구독 비율, 세탁작업별 생산량 등 여러 지표를 세세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셋째, 회사 성장의 도약을 위해 신사업을 발굴하여 인큐베이팅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수선 서비스, 의류 보관 서비스와 같이 런드리고 서비스에서 파생할 수 있는 신사업 분야를 준비하고 있구요. 또, 회사 이름처럼 의식주 전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Q: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나요?

A: 2019년 3월에 서비스를 런칭한 아직 1년 반도 채 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매일매일이 위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빠르게 늘어나는 물량에 매몰되어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고객의 목소리에 둔감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객의 목소리에 소홀하지 않도록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그동안 시도된 적이 없는 서비스를 처음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진 않았어요. 이전 배민프레시 사업에서 앱 서비스와 새벽 배송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런드리고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세탁 공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됐죠.
특히, 최고 수준의 스마트 팩토리를 설계하면서 그렸던 방향대로 공정 작업자를 움직이는 것이 어려웠어요. 세탁하시는 분들은 수십 년간 큰 변화 없이 세탁 방식을 유지해 왔어요. 그래서 새로운 선진화된 설비와 IT가 결합한 스마트 팩토리에 적응하고, 학습하도록 하는 일이 예상처럼 쉽지 않았어요.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죠. 지금은 세탁 공정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런드리고의 스마트팩토리 작업 예시

Q: 런드리고가 급성장한다고 느꼈던 시점이 있으셨나요?

A: 2019년 3월 서비스 런칭 이후 특별한 마케팅 활동 없이도 매월 30% 이상 성장📈하면서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체감하였어요. 초기에는 사람을 계속 뽑아도 세탁 공정에 일손이 부족해서, 저와 대표님도 직접 세탁을 하러 갔었어요. 그래도 부족하면 사무실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깐 도움을 요청하기도하구요. 거의 1년 동안 세탁 공장에서 살았죠.
또, 국내 유수의 대기업, 중견기업에서 런드리고와의 협업을 꾸준히 제안해주시는데, 그때마다 단기간에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껴요.

Q: 의식주컴퍼니는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시나요?

A: 런드리고 초기 기획 단계부터 수십년간 큰 변화 없이 기존 세탁 산업이 고수해왔던 방식을 고객 관점에서 다시 생각하려고 했어요. 가격정찰제의 도입, 옷걸이와 세탁비닐의 회수, 친환경 세제 개발, 하루 배송의 도입 등은 런드리고가 처음 시도한 것들입니다.
하루 배송 같은 경우는 저희들의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리 장비 세팅하고 준비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세탁은 사용주기가 비교적 일정하고, 런드렛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활성 사용자이기 때문에 물량 예측🔍이 가능해요.
최근에는 인수증 기능이 개발되어 고객의 맡긴 세탁물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게 하였고, 향후에는 세탁물을 맡긴 후 수령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어플리케이션에서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1년에 두 차례 전사 워크샵을 실시하고 있는데, 워크샵에서 반드시 포함하는 주제 중 하나는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개선안 및 아이디어를 부서별로 제안하는 것입니다.

워크샵 현장

Q: 최근에 170억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셨다고 들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실까요?

A: 초기 1년 동안은 런드리고 비즈니스 모델이 정상적으로 작동이 가능한지 검증하는 과정이었고, 앞으로 2년 동안은 런드리고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시기로 계획하고 있어요.
2020년 4분기부터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2021년 중에 제 2 스마트 팩토리를 오픈하여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탁은 각 나라마다 특수한 기계나 공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해외 진출이 용이해요. 그래서 2021년 하반기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런드리고 사업도 진행할 것이지만, 저희들이 그동안 첨단화한 세탁 시스템을 B2B로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이 시장도 굉장히 클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식주컴퍼니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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