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리브랜딩 사례 ‘뉴플로이(구 푸른밤)’의 재탄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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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on 4월 29th, 2021 at 05:34 오후

이 글은 뉴스레터 웬뉴 58호에 실린 글입니다.

모바일 출퇴근 관리 및 자동 급여계산 서비스 ‘알밤’을 제공하는 ‘뉴플로이(구 푸른밤)’가 리브랜딩을 진행했다는 소식을 듣고 웬뉴 팀이 달려가 보았습니다. 출퇴근 관리를 비롯해 인사관리 과정 전체를 자동화하자는 비전을 가지고 리브랜딩을 시작한 뉴플로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퇴근 기록을 바탕으로 급여를 자동으로 계산하고, 급여 이체와 세금 신고까지 인사 및 급여관련 업무를 자동화하자는 비전을 가진 회사에요.”

저희는 단순히 출퇴근 관리 서비스만 하려고 시작한 회사가 아니에요.(웃음). 출퇴근 기록앱은 시작일 뿐이었죠. 근데 이제 서비스를 확장하기 직전 단계까지 왔으니, 브랜드 이미지가 바뀔 때가 온 거겠죠?

뉴플로이 타운홀 미팅 모습

1. 회사와 본인 소개 간단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뉴플로이에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조예라입니다.

저희는 근로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출퇴근 관리부터 급여계산과 급여이체, 세금신고와 납부까지 모든 인사업무를 심리스(seamless)하게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40여 명의 임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알밤’‘알밤 페이데이’를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알밤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 비콘(Beacon)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출퇴근 시간을 체크하고 급여를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서비스이고요. 알밤 페이데이는 근로데이터 기반의 핀테크 서비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9월에는 Payroll BPO(급여 아웃소싱)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는 뉴플로이 마케팅 총괄로서 최적의 온/오프라인 매체를 활용해 우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유저(고객)을 찾아내고, 그들에게 우리 회사와 서비스를 알리는 등의 전반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알밤은 앱으로 출퇴근을 체크하는 서비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알밤을 이용한 출근 기록 예시

간단히 표현하자면 모바일 출퇴근기록기에요. 블루투스 신호를 내보내는 작은 기기 앞에서 알밤 앱을 실행시키면 출근과 퇴근 버튼을 누를 수 있어요. 기기가 부착된 곳으로부터 반경 20m~50m 안에서만 출퇴근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출근과 퇴근 시간이 기록돼요. 또, 알밤을 통해 기록된 근무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종 수당과 4대 보험 등을 정확히 계산해 최종적으로 지급해야 할 급여를 보여주죠.

3. 마케터가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관련 전공을 하신 건가요?

전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그 당시 스타 디자이너로 언론에 많이 노출됐던 김영세 님을 동경했고, 저도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죠. 그런데 막상 대학에 입학해 보니 저는 예술적인 작업보다는 소비자와 시장 반응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마케팅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됐죠.

어릴 때부터 저는 인기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면 “사람들이 왜 이걸 좋아할까?” 궁금해하곤 했는데요. 이런 호기심을 풀기 위해 좌담회 참석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어요. 기업에서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의 반응을 살피는 FGI(Focus group interview)란 걸 하거든요. 어림잡아 150여 회 좌담회에 리서치 패널로 참석한 것 같은데요. 기업이 어떤 의도로 제품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며 제품을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 재밌고, 유용했어요.

좌담회 예시 사진

당시에는 이런 경험이 마케터가 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저 호기심에 아르바이트 삼아 참여했는데, 대학 졸업 후 광고대행사에서 일을 해 보니 그때의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단 걸 알았죠. 결국,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궁금해하는 저의 성향이 결합해 현재 마케터가 된 것 같아요.

4. ‘뉴플로이’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나요?

지인을 통해 알밤이라는 서비스를 알게 됐어요. 출퇴근 기록을 앱으로 할 수 있다기에 검색을 좀 해봤는데, 관련 페이지가 거의 안 나오더라구요. 팀이 있고, 제대로 작동하는 서비스가 있는데도 검색에서 제대로 된 정보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내가 이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합류했고, 벌써 5년째 함께하고 있네요.

5. 최근에 리브랜딩을 진행했다고 들었어요. 과정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존에 우리나라의 일하는 문화는 관리자가 근무자를 관리·감독하는 문화가 강했잖아요? 근데 최근에 근로 환경이나 근로자의 가치관이 급변하고 있죠.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고용주(고용인)와 직원 둘 다에요. 그런데 각자 위치에 따라 저희 서비스를 인식하는 정도가 달라요. 고용인은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저희 서비스를 선호해요. 하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출퇴근을 기록하는 일이 자칫 감시받는다는 느낌을 줄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고용인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혜택을 제공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남길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해 나가자는 생각을 했죠.

또, 리브랜딩을 하는 과정 중에 국내에서 이 분야를 선도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이자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1위 기업로서 그에 걸맞는 외형을 갖출 필요가 있겠다 생각했어요. 특히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알리는 것만큼 왜 이 일을 하는지를 알릴 수 있도록 기업 비전과 미션도 재정립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뉴플로이(Newploy)라는 단어를 생각해내게 됐어요.

새롭게 바뀐 회사의 이름 : 뉴플로이

뉴플로이는 New Kinds of Employee & Employer를 의미해요. 자기 일 또는 사업에 있어 스스로의 관리자가 되고자 하고, 급여만큼이나 근무환경과 복지, 일과 삶의 균형을 동시에 중요시하는 사람들을 의미하죠. 서비스명을 뉴플로이로 바꿀까 생각도 했지만, ‘알밤’이 인지도도 있고 긍정적인 이미지도 있어서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대신 사명을 뉴플로이로 바꾸고, 고객들에게 뉴플로이에 담긴 철학을 전달하고자 했죠. 자기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마인드를 가진 새로운 유형의 근로자, 그들에게 근로데이터를 기반으로 삶과 일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해요. 그런 저희의 목표와 비전, 계획 등을 담는 것이 전체 리브랜딩의 방향이었어요.

로고도 변경했어요. 이전에는 귀엽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이용했었죠. 그런데 저희 캐릭터가 직원수가 많은 큰 규모의 사업장에서 직원 근태관리에 쓰이기에는 전문적인 느낌을 줄 수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과거 알밤의 귀여운 캐릭터 로고

그래서 세련된 이미지의 로고로 새롭게 디자인하게 됐어요. 새로운 로고는 알밤이란 단어와 오른쪽으로 상승하는 화살표를 조합한 형상이에요. 화살표는 향상된 근무 환경과 향상된 삶의 질을 형상화한 것이에요. 앱의 로고라던지 제품 패키지 등도 전부 새롭게 디자인했어요.

새롭게 바뀐 알밤 브랜드 디자인
6. 코로나19 이후 이용 문의가 증가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이유일까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사회 곳곳에 언택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잖아요. 직원 간 거리두기를 위해 재택근무와 스마트 오피스를 시행하고, 직원들이 공동으로 손가락을 접촉해야 하는 지문인식기 대신 비대면으로 근태관리가 가능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고요. 이런 사회적 현상 때문에 알밤 도입 문의가 증가한 것 같아요. 

특히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는 기업 중,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면 지문인식이나 전자카드, 그룹웨어 등 전자/기계적 방식으로 출퇴근을 관리해야 하는데요. 이런 이유로도 알밤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요.

7. 5년간 스타트업에 근무하시면서 힘들었던 시기가 있으셨나요?

개인적으로는 회사의 성장 단계에 맞춰 개인 역량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때 심리적으로 부담이 컸던 것 같아요. 전사적으로 투자를 받을 때는 저뿐만 아니라 뉴플로이 전 직원들의 부담이 컸죠. 저희 회사는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총 95억을 투자받았는데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다는 건 모래시계를 한번 뒤집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투자를 받을 때마다 모래시계가 무거워지고 구멍이 커지죠. 투자를 받기 전에는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 염려되고, 받고 나서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실현해 나가야 하는 책임감이 무겁죠.

또,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면 어쩔 땐 한 분야를 깊게 아는 스페셜리스트가 돼야 하기도 하고, 또 어쩔땐 두루두루 지식을 갖춘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할 때도 있어요.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역량의 커버리지를 달리해야 하죠. 그래서 초기에 제가 알지 못하는 분야의 일도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혼자 남모르게 아등바등 노력했죠. 예를 들어 지금은 저희 회사에 홍보 담당자가 계시지만 초기에 제가 보도자료를 쓰고 배포도 한 적이 있어요. 어떻게 하는지 몰라 지인한테 물어 기자님들 소개받고, 밤새가며 완성했죠. 그렇게 고생해서 첫 보도자료가 나왔을 때 감동이 잊히지 않네요.

8. VOC(Voice of Customer)를 듣기 위한 뉴플로이만의 노력이 있다면? 
고객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뉴플로이의 서비스 지원팀

‘우리 고객이 느끼는 불편이 무엇이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

이걸 알아내기 위해서는 일단 고객을 많이 만나는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한번은 ‘일단 고객 50명을 만나자!’하고 현장으로 나간 적이 있어요. 이게 생각보다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요. 사장님들이 워낙 바쁘시기 때문에 무턱대고 찾아온 저희를 상대해 주질 못하세요. 그럴 땐 테이블 하나 잡고 앉아서 매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보고 잠깐 여유 있을 때 사장님께 간단한 질문도 드리고, 또 일하러 온 아르바이트 직원이 어떤 표정으로 우리 앱을 실행해 출퇴근 버튼을 찍는지 이것저것 다 확인하고 기록했어요. 

요즘은 무턱대고 찾아가기보다는 사전에 약속을 잡고 미팅을 나가는데요. 고객들과 인터뷰한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해 뒀다가 회사로 돌아와 직원들과 함께 공유해요. 그래야 개발자, 영업자, 서비스 지원 담당자가 지금 고객이 우리 서비스에 어떤 점을 만족하고 있구나, 무엇을 불편해한다는 것을 파악해 각 업무에 녹일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저희 서비스의 장점은 처음엔 완벽하게 출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빠르게 개선해 점점 사용하기 편리해져 간다는 점이에요. 

9. 뉴플로이는 어떻게 마케팅을 하시나요? 

일하는 직원이 있는 사업장이라면 동네 치킨집이던 직원 수 300명이 넘어가는 큰 회사던 알밤을 이용해 직원 출퇴근 관리와 급여계산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각 사업장에 맞게 마케팅 활동을 다르게 해야 하는데요. 가령, 떡볶이 사장님에게 영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IT에 익숙하지 않으실 수 있으니까 좀 더 감성적이고 쉬운 언어로 커뮤니케이션하려고 하죠. 반면에 큰 사업장은 좀 더 전문적이고, 논리적인 접근 방법을 쓰고 기술력에 대한 강조를 많이 해요. 

또,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도 많이 하는 편인데요. 저희는 아웃바운드보다 인바운드 마케팅을 지향하기 때문에 고객 문의를 많이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해요. 직원 출퇴근 관리가 필요한 사업장에서 관련 키워드나 내용으로 검색했을 때 저희 광고나 블로그 등이 잘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일례로 제가 뉴플로이에 처음 합류했을 때, 한 달 정도를 콘텐츠 생성에만 몰두했었어요. 우리 서비스와 관련한 키워드 40여 개를 뽑아놓고 연관 키워드가 들어간 블로그 글을 엄청나게 써서 포스팅했었는데 그때부터 진짜 문의가 들어오더라구요.

알밤을 실제로 사용한 고객이 올리시는 후기도 종종 올라오는데요. 저희가 비용을 드리거나, 부탁을 드린 것도 아닌데 알밤을 써보니 너무 편하고 좋다는 후기를 보면 정말 뿌듯하고 감사하죠. 

10. 뉴플로이만의 조직문화도 궁금해요. 어떤 분들이 모여,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계신가요?

저희 사명이 뉴플로이(Newploy_New kinds of Employer & Employee) 잖아요. 자기 일에 주도성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인데요. 사명에 걸맞게 각자 맡은 업무에 원칙과 책임을 다해 일하는 문화를 추구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회사는 자율성을 보장하고 오버커뮤니케이션을 장려하고 있어요. 

뉴플로이 개발팀의 회의사진

오버커뮤니케이션은 그만큼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인데요. 저희 사무실에 오시면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실무자들이 모여서 대화하고 빠르게 의사결정하는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또,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야근이나 주말 출근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고, 혹시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야근한 경우라면 보상휴가를 별도로 지급해 충분히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저희 회사에 새로 합류하신 신규 입사자분들이 공통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는데요. 조직문화가 무척 수평적이라는 것이에요. 저희는 대표님부터 아르바이트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님으로 호칭을 통일하고 있고요. 또 협업 툴 슬랙을 통해 업무 이슈들을 투명하게 전사가 공유하고 있고요. 

종합하자면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수평적인 문화 속에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 뉴플로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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