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확산의 공식을 뒤엎다 : LLM 시대,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기술 권력

LLM

역사를 거슬러 내려온 기술의 흐름, 그리고 LLM이 바꿔버린 판

 

우리가 지금까지 봐왔던 혁신적인 기술들의 확산 경로는 꽤나 뚜렷했다. 일반적으로, 기술들은 정부나 군대 같은 상층부에서 시작해 대기업을 거쳐, 마지막에야 일반 대중에게 도달한다. 전기, 암호 기술, 컴퓨터, 비행기, 인터넷, GPS—모두 이런 형태로 세상에 퍼져나갔다.

이유는 명확하다. 새롭고 강력한 기술은 대체로 만들기도 어렵고,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며,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다루기 힘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처음엔 권력과 자본을 가진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LLM, 즉 대형 언어 모델은 이 공식에서 완전히 반대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어떤 기술도 이렇게까지 개인에게 먼저, 그리고 압도적으로 큰 혜택을 준 적은 없었다. 기업이나 정부는 상대적으로 한참 뒤처져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ChatGPT다.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앱이며, 전 세계 수억 명이 매주 사용하는 중이다. 글쓰기, 코딩, 번역, 과외, 요약, 정보 탐색, 아이디어 정리 등 안 쓰이는 분야가 없다. 이건 기존 도구의 기능이 조금 더 좋아진 정도가 아니다. 개인이 가진 능력을 전방위적으로 확장시키는 ‘능력 배가 장치’에 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 빠르고, 저렴하고, 웹주소 하나만 입력하면 되고, 심지어 우리말뿐 아니라 말투, 이모지, 은어까지도 척척 알아듣는다. 이 정도면 거의 기술 민주주의의 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급발진’은 전례가 없다. 평범한 사람들이 이토록 단기간에, 이렇게 강력한 기술적 전환을 겪은 적은 과거에 없었다.

 

그런데, 왜 조직은 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까?

가장 큰 이유는 LLM이 가진 고유한 특성에 있다. LLM은 다양한 분야를 두루 다룰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전문가가 아닌 ‘준전문가 수준’의 성능이다. 넓게는 알지만 깊지는 않다.

조직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반대 사이드에 존재한다. 진짜 전문가들을 한 조직에 모아, 각각의 전문성을 집단의 힘으로 엮는 것. 엔지니어, 연구자, 마케터, 변호사… 이런 사람들의 협업이 곧 조직의 생산력이다. 이들에게 LLM은 단지 조금 더 빠르게 일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다. 초안 문서를 빨리 만들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줄여주는 수준이지, 회사의 역량 자체를 바꿔놓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개인은 다르다. 보통 한두 가지 분야에만 익숙하고, 그 외의 영역은 감히 시도조차 못 한다. 그런데 LLM은 그런 장벽을 허물어준다. 법률 문서를 읽을 수 있고, 코딩을 시도할 수 있고, 논문을 해석할 수 있고, 데이터 분석과 마케팅 콘텐츠 제작까지 손댈 수 있다. 전문가 없이도 ‘그럴듯한 결과’를 내볼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ChatGPT

 

기업과 정부는 왜 이렇게 느릴까?

조직이 LLM을 적극 활용하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그들이 다루는 일의 복잡성과 책임 때문이다. 수 많은 시스템을 연결해야 하고, 기존의 레거시 구조도 고려해야 하며, 브랜드 가이드라인, 보안 정책, 개인정보 보호, 다국어 지원, 법적 리스크 같은 요소들이 겹겹이 존재한다. 실수의 여지도 거의 없고, 틀려도 되는 영역이 없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복잡한 맥락을 LLM에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일이다. 사람처럼 “그냥 분위기 보고 알아서 처리해줘”라는 식으로는 안 된다. 중대한 실수 하나로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단순한 코드 한 줄 잘못 짜도 해고당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선, ‘감으로 구축하고 돌려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업이라는 조직은 기본적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존재다. 문화적 관성, 부서 간 이해관계, 변화에 대한 저항, 재교육의 어려움,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가 존재한다. 아무리 좋은 도구가 나와도, 현실에서는 ‘조직이라는 관성의 괴물’이 그 도입을 더디게 만든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보면, LLM이 사회 전체에 끼친 영향은 조직보다도 개인에게 훨씬 더 강력하고 실질적이다. 쉽게 말해, 이 기술로 진짜 혜택을 보고 있는 건 구글이나 미국 정부가 아니라, “메리, 짐, 조” 같은 보통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술의 분포는 어떻게 될까?

향후 LLM의 확산과 활용은 모델 성능이 얼마나 더 좋아지고, 그 성능을 얻기 위해 얼마나 비용이 투입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상황이 꽤 흥미롭다. 최첨단 LLM조차도 매우 저렴하고, 누구나 똑같은 조건에서 쓸 수 있다. 더 많은 돈을 쓴다고 해서 더 똑똑한 AI를 살 수는 없다.

“빌 게이츠도 당신도 똑같은 GPT-4o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 균형이 영원히 유지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앞으로 파라미터 수를 늘리고, 학습 데이터를 더 넣고, 실행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 기술의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다. 반대로, 큰 모델의 능력을 작은 모델로 ‘증류’해내는 기술은 그 격차를 좁히는 흐름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어느 시점부터 ‘돈을 더 쓰는 사람’만 더 뛰어난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게임은 다시 리셋된다. 대기업은 자본력으로 더 똑똑한 AI를 확보할 것이고, 개인들 사이에서도 교육과 기회에 따른 신(新)격차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 부유층 자녀는 ‘GPT-8 프로 맥스 하이’로 과외 받고, 우리는 ‘GPT-6 미니’로 겨우 숙제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지금은 역사상 전례 없는 순간 –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는 정말 특별한 순간에 살고 있다. 지금의 AI 혁신은 과거의 어떤 SF 영화나 소설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이다. 원래는 군사 기밀 프로젝트 속 슈퍼컴퓨터가 먼저 나올 줄 알았지, 손 안의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쓸 수 있는 AI가 등장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윌리엄 깁슨이 말했듯,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고르게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미래는 이미 와 있고, 놀라울 만큼 고르게 퍼지고 있다.
그리고 그 힘은, 이제 사람들 손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이 흐름이 정말 마음에 든다.

by.  OpenAI 공동 창립자 Andrej Karpa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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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arpathy(“Power to the people: How LLMs flip the script on technology diff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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