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디자이너의 사고방식(디자인 씽킹)을 가져야 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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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샌프란시스코의 세 청년이 에어비앤비(Airbnb)를 설립했다. 에어비앤비는 10년도 채 되지 않아 300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 가치를 가진 글로벌 숙박 업체로 성장했다. 물론 이전에 없었던 혁신적인 아이템이 주요 성공 요인이겠지만, 셀 수 없는 변수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디자인적 사고)’에 있었다.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 세명 중 두 명은 디자이너 출신이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 디자이너가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에어비앤비의 CEO 중 한 명인 브라이언은 아래와 같이 말하기도 했다.

“당시 실리콘밸리의 누구도 디자이너가 창업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우리는 MBA도, 스탠퍼드의 박사학위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디자이너는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에 불과했다.”

이러한 인식이 팽배한 현실에서 에어비앤비의 성공은 디자이너의 사고, 창의력, 감수성이 비즈니스에 접목되었을 때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 중 하나다. 그들은 위기 때마다 디자이너의 사고방식, 즉 ‘디자인 씽킹’을 활용해 영리하게 문제를 헤쳐나가곤 했다.

‘디자인 씽킹’은 문제 해결에 있어서 디자이너들이 문제를 풀던 방식대로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본래 뜻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디자인은 ‘지시하다’, ‘성취하다’, ‘계획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했다. 어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디자인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형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다. 쉽게 말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를 바꿔 나가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는데, 디자인 씽킹은 이러한 ‘사고방식’을 전반적인 비즈니스의 문제 해결 과정에 도입하는 것을 일컫는 것이다.

디자이너의 문제 해결 방식은 스탠퍼드 대학교의 디 스쿨(D-School)에 따르면 공감하고,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시제품을 제작하고,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하는 단계를 거친다. 에어비앤비가 초창기 때 매출이 정체되어있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살펴보자.

“팀 멤버들은 그들의 사이트를 유심히 살펴봤다. 사진이 좋지 않아 숙소를 이용하려는 고객이 돈을 쓰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공감하기). 객실 사진들은 숙소 주인이 휴대폰 카메라로 찍거나 특정 사이트에서 고른 이미지 사진이어서 품질이 좋지 않았다(문제 정의). 숙소가 있는 뉴욕에 가서 숙소 주인들과 시간을 보내며 의견과 정보를 나누고 카메라를 대여해 기존의 아마추어 사진을 아름답고 해상도 높은 사진으로 바꿔 올리기로 했다(아이디어 도출). 팀원들은 무작정 뉴욕으로 가서 제시된 아이디어대로 사진의 질을 높였다(시제품 제작). 1주일 뒤 주당 수입이 두 배로 올랐다. 회사 설립 8개월 만의 첫 성장이다. 이후 에어비앤비는 데이터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인 가정을 실행하고 그것이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 주는지를 보고 다시 실행하기를 계속했다(테스트).”
출처: ‘고객 가치 중심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 한국경제, 2017-02-09

 

고객이 왜 에어비앤비를 사용하려 하지 않는지에 대해 공감했고, 그 이유를 정의했으며.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냈고, 시제품을 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 테스트해가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에어비앤비의 사례는 일부일 뿐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은 전반적인 비즈니스 영역에 걸쳐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로고 이미지: 에어비앤비

 

더 이상 ‘디자인 씽킹’은 디자이너들만이 갖출 수 있는 사고방식이 아니다. 거의 모든 비즈니스가 문제 해결을 위해 ‘디자인 씽킹’을 통하도록, 그렇게 보다 창의적으로 접근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브라이언의 말처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디자인을 그저 비즈니스의 부가적인 역할로 이해하는 풍토가 강했지만 이제는 디자인적 사고가 제품의 외형뿐 아니라 서비스, 기획, 마케팅 등에 모두 녹아들어 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이 시대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이 시대의 고객들은 보다 풍부한 정보를 손에 쥘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기업이 일방적으로 내보내는 광고에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소비자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에서 여러 회사의 제품들을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한다. 그 결과 고객이 시장에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졌고, 제품이나 기술뿐 아니라 좋은 디자인과 브랜드, 얻을 수 있는경험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될수록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경험을 원하게 된다. 필립 코틀러의 책 <마켓 4.0>에 나온 표현을 빌리자면 하이테크 세계에서 사람들은 하이터치(인간적인 감성)를 필요로 하게 된다. 디자인 씽킹이 디자인의 사고방식이 이러한 고객의 욕구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테크 기업에게 디자인은 더 이상 ‘아름다움’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것은 경험에 대한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비즈니스에서 디자인이 갖는 가치이다. -DesignInTech”

 

디자인 씽킹은 디자인의 범주를 확장시켰다. 더 이상 제품의 외형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통적인 디자인이 ‘물리적으로 정교하고 세밀하고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면 디자인 씽킹은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디자인으로 ‘고객에게 공감하고 이를 통해 혁신, 그리고 경험의 진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고객이 불편해하는 것에 대해 인간 중심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해결하여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 디자인의 중요성으로 확장됐고, 나아가 제품의 기획, 마케팅, 관련 서비스 등 비즈니스의 전 과정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고객의 경험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인식은 이미 활발하게 퍼지고 있다. 2016년 KPCB가 발행한 ‘DesignIn Tech 보고서’에 따르면

 

89%의 기업이 ‘고객 경험’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믿고 있다.
81% 경영진이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조직의 우선순위 탑 3에 꼽았다.
90%의 경영진이 고객 경험 및 고객 접점을 만드는 일이 그들의 디지털 전략의 목표라고 답했다.
6배 이상의 구매 가능성, 12배 이상의 기업 선호도, (실수에 대한) 5배 이상의 관대함은 긍정적인 고객 경험이 가져다줄 효과이다.

 

이 외에도 테크 기업들이 디자인 기업을 인수한 사례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 포츈 100대 기업 중 10%가량의 기업에 디자인 담당 임원이 재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 이상 디자인이 비즈니스를 돕는 부가적인 것이 아니라 흐름을 관장하는 중요한 요소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까지도 일부 스타트업에선,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불필요한 요소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제품의 설계 단계부터 디자인적인 고민을 가미하는 것과, 중간 단계에서 제품의 포장에 집중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디자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디자인 씽킹’을 가능하게 하는 첫걸음이다.

 
앞으로 연재할 4편의 글에서 디자인 씽킹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아직까지 두루뭉술해 보이는 ‘디자인 씽킹’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디자인적 사고가 비즈니스에 적용됐을 때 어떠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 그 힘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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