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updated on 1월 25th, 2021 at 03:12 오후
마이데이터 사업 완벽 정리
금융업계에 커다란 파도가 밀려오고 있어요.
이에 대비해 많은 대기업과 은행, 핀테크 스타트업들까지 모두 분주하게 파도를 맞아 항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해요.
파도의 이름은 바로 ‘마이데이터!’
지난 5월에 금융위원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 수요조사를 했거든요?
그랬더니 네이버 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같은 IT기업은 물론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농협 등 주요 은행들까지 모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해요.
마이데이터 사업이 도대체 뭐길래 대기업과 은행까지 모두 뛰어들려고 하는 걸까요? 저희와 함께 한번 알아보시죠!
1. 마이데이터, 정체가 뭐야?
처음에 마이데이터(MyData)란 단어를 봤을 때, 개인 데이터 자체를 말하는 줄 알았어요.
근데 알고 보니 아니더라구요.
금융위원회에서 정의하길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인 개인이 본인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 통제하고, 이를 신용관리, 자산관리, 나아가 건강관리까지 개인 생활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해요.
정의를 봐도 무슨 뜻인지 아리송하신가요?
간단히 말해서, 마이데이터는 ‘자신의 데이터를 주인으로서 활용하는 과정’으로 이해하시면 돼요. 이때까지 개인 데이터는 개인이 아니라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왔죠. 덕분에 기업들은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사회적으로는 많은 문제를 낳았어요.
문제 1)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개인 데이터
개인의 삶의 흔적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데이터로 저장되어있어요. 구매기록, 대출기록, 신용도 등등. 기업들은 이런 데이터를 광고 등에 이용해왔죠.
어떤 쇼핑몰에서 상품을 보고 나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계속해서 같은 상품이 뜨는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대부분의 사람은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돼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어요.
데이터는 개인이 만들었는데, 개인은 그 데이터를 소유하지 못하고 기업들만 사적으로 이용해 온거죠. 모든 개인은 자신의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열람’할 수 있고 ‘원치 않는 정보는 활용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해요. 하지만, 이 권리를 실제로 알고 행사해 본 사람의 비율은 약 7%에 불과해요.
문제 2) 기업 간 정보 불균형
개인 데이터를 개인이 아니라 기업에서 주로 통제해오면서 기업 간 정보 불균형도 점점 커졌어요.
기업의 규모가 차이 날수록 정보 불균형은 점점 커지죠. 기존 기업들과 정보격차가 있으니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신규서비스가 성장하기도 어려웠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오랫동안 경쟁 없는 독과점 구조를 유지해왔어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개념이 ‘마이데이터’에요. “개인이 개인데이터의 주인이다!”가 마이데이터의 핵심 철학이에요.
개인이 데이터를 통제하고, 주고 싶은 기업에 마음대로 줄 수 있으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거든요.
유럽에서는 몇 년 전부터 GDPR과 PSD2등의 제도가 시행되며 ‘마이데이터’를 정착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어요.
우리 정부도 ‘마이데이터’ 개념을 활용해 개인이 데이터를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법적,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8월부터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도 이런 노력의 일부분이에요.
2. 마이데이터 사업은 또 뭐야?
네이버 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등과 여러 은행들이 모두 뛰어든 그 사업이 바로 ‘마이데이터 사업’이에요. 오늘 다룰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은 이번 8월부터 신설되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하 마이데이터 사업)’을 의미해요.
2020년 8월 5일부터 개정된 데이터 3법이 시행되는데, 이때부터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려면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야해요. 허가를 받게 되면 개인정보를 활용해 금융정보 통합조회,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신용정보관리 서비스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요.
단순히 말하면, 개인의 동의하에 타 기업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받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이전에도 불가능했던 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법적으로 타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강제하지 않았고, 개인데이터에 대한 정의 등이 모호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죠. 그런데 이번에 개인이 원하면 효율적으로 개인데이터를 이동할 수 있게 데이터 3법이 개정된 거죠.
(이 글은 실무자를 위한, 구독하면 똑똑해지는 뉴스레터 웬뉴에 7월 15일 수록된 글입니다.)
3. 무슨 이득이 있어?
#마이데이터사업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라고 해요. 원유를 가공하면 석유나 LPG같이 가치 있는 물질이 되는 것처럼, 데이터를 정제하고 분석하면 가치있는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인사이트는 비즈니스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죠.
또, 가공된 원유인 석유로 엔진을 작동시켰듯 21세기의 많은 서비스는 데이터를 원동력으로 작동하죠. 특히, AI는 재료가 되는 데이터가 핵심이에요. ‘마이데이터 사업’이 정착되서 데이터를 개인이 통제하도록 만들고, 기업 간 데이터가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바꾸면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개인은
- 통합 데이터를 이용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2017년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가격 비교가 어려운 금융과 의료, 통신 분야에서 기업들은 불명확한 정보제공에 기대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어요. 따라서, 개인 데이터를 통합하고, 여러 기업의 상품을 비교해볼 수 있게 되면 개인은 더 합리적인 가격의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되죠.
- 씬파일러(Thin filer)들도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돼요. 씬 파일러는 금융 이력이 거의 없는 사람을 말해요. 주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이 이에 해당해요. 이들은 분명 대출을 받고 상환할 능력이 되는데 단순히 정보 부족 때문에 높은 금리를 제시받곤 해왔죠. 하지만 여러 기업에 흩어진 데이터를 모아 더 많은 정보로 신용평가를 하면 더 적합한 금리를 제안받을 수 있겠죠.
기업은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할 수 있어요. 신규기업들 또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용이해져서 데이터 비즈니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요. 그동안 금융데이터를 일부 금융회사가 독점해오면서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기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되면 개인 데이터가 개방돼요. 가장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금융정보 통합조회 서비스를 포함해 수많은 맞춤형 서비스 또한 할 수 있겠죠.
- 해외에서 사업을 하기도 용이해져요. 유럽이 GDPR을 시행하고, 국내 기업들과 데이터 처리 방침이 달라서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어려움을 겪는 회사가 많았거든요. 선진국과 유사한 데이터처리 방침을 따르게 되면 해외에서 비즈니스하며 겪는 어려움이 감소하겠죠.
마이데이터 사업의 예시로 네이버 파이낸셜이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아요.
- 자동차, 개인, 보험료 정보를 조합한 맞춤형 자동차 보험 조회
- 자산, 소득 수준에 맞는 부동산 매물 추천
- 통합데이터 기반 새로운 대출심사모형을 이용한 대출
기존에 서비스가 가지고 있던 데이터와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얻게 될 타사의 금융 정보를 결합해 이용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려고 하고 있어요. IT기업들의 행보가 매우 기대되죠?
4. 마이데이터 사업의 이면에는.. #보안사고 #비협조적기업
마이데이터 사업의 영향력이 큰 만큼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물론 존재해요. 개인과 기업은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하는지 살펴볼까요?
우려 1) 정보 유출과 악용
- 개인이 원할 때 개인 데이터를 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정보 유출과 악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요. 이전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끝없이 일어났었죠. 근데 여러 기업들로 개인정보가 이동하고 복사되어 저장된다면 이런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상승할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금융위원회는 제한된 회사들에게 허가를 주고, 보안 관련 법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어요.
우려 2) 기업 간 비협조
- 계획한 대로 기업 간 협조가 잘 일어날지도 의문이에요. 지금도 벌써 기업들 사이에 자기의 데이터는 적게 주고, 다른 회사들의 데이터는 많이 받기 위해 눈치 싸움에 들어갔다고 하거든요. 금융권에서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회사들이 자회사를 설립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자회사들만 참여해서 모회사들의 정보는 받을 수 없거든요. 금융권에서도 네이버의 검색 기록이나 쇼핑 기록 등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불가능하게 된 거에요.
- 금융권은 자신들은 손해만 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반발하고 있어요. IT회사들은 그런 의도가 없다며 부정하고 있구요.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서 기술적 노력이 많이 필요한데, 기업 간 눈치 싸움을 하면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어요. 그럼 마이데이터 사업은 늦춰지고, 계획대로 성과를 내기 힘들어질 수도 있겠죠.
오늘은 ‘마이데이터’와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해서 알아봤어요.
데이터 주권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옮기려는 분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형성되고 있어요. 금융뿐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서요. 이런 변화가 어떤 기회와 위기를 만들지는 함께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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