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JTBC가 있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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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on 1월 25th, 2021 at 04:49 오후

브랜드 디자인의 힘, 지금의 JTBC가 있기까지

여러 사람이 올라탄 버스의 라디오에서 문득 ‘JTBC’라는 단어가 흘러나왔다고 생각해보자. 이제 버스 안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무언가를 떠올리기 시작한다. 한 고등학생은 지난밤 천장 들썩이도록 웃으며 시청한 예능을 떠올렸다. 한 젊은 청년은 요 근래 퇴근길마다 챙겨보는 뉴스룸을 기억해냈다. 벨을 누르던 한 승객은 왠지 모를 알록달록한 색채의 잔상을 떠올렸다. 신기한 것은, 이처럼 각기 다른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이 모두 동일한 정서의 울타리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JTBC의 성공적 브랜딩을 증명하는 ‘브랜드 디자인의 힘’이다.

로고: jtbc

브랜딩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다. 대중은 브랜드 가치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소비한다. 이 시대의 수많은 방송 채널들도 경쟁적 방송 산업 환경의 풍조를 따라 남들과는 구별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2011년 개국한 JTBC는 신선하고 개성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국내 종합 편성 채널로서의 브랜드 정체성을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다.

JTBC의 로고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자인 에이전시 토탈 임팩트가 작업을 맡았다. JTBC는 ‘다채로운 즐거움’이라는 슬로건을 무지갯빛 그라데이션으로 시각화하여 로고를 비롯한 전반적 CI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이들의 기업 비전과 꼭 들어맞는 비주얼 언어를 아주 잘 찾아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드라마, 예능, 교양, 보도 등 채널 영역에 따른 디자인 모티프 (이미지 출처 : studiofnt.com/brand-identity-for-JTBC)

그러나 우리가 더욱 높이 사야 할 것은 그들이 뛰어난 디자인 모티프를 발견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이 파격적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추진력’과 ‘도전정신’이다. 많은 색상이 한꺼번에 사용된 그라데이션 디자인은 종종 적용 매체에 따라 기술적 한계가 발생하기도 하는 까다로운 그래픽 요소이다. 그렇다 보니 실무자의 시각에서는 이토록 여러모로 손이 가는 디자인을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확정하기에 그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 외에도 다채롭고 화려한 색상의 디자인을 방송 채널에서 사용하기에는, 디자인이 콘텐츠를 가려 방송 채널로서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러한 부담감을 덜기보다 되려 과감함을 선택한 JTBC의 선택이 실로 박수받을만하다. 지난 2013년에는 남궁유 JTBC 디자인 센터장의 안목으로 선택된 studio fnt가 함께하여 브랜드 리뉴얼에 성공했다. 그 후로 JTBC는 드라마, 예능, 교양, 보도 등 채널 장르에 따른 제각각의 색상 및 형태를 디자인 모티프로 사용하며 더욱 확실한 디자인 체계를 갖게 됐다.

JTBC channel package design 2013 / created by delpic / 델픽

2016 JTBC Brand Design_Graphic ID A

하지만 JTBC의 브랜드 디자인이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로고의 화려한 색상 때문도 아니고, 잘 짜인 디자인 엘리먼트 시스템 때문도 아니다. JTBC의 브랜드 디자인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 같다. 바로 거기서 남다른 매력이 발산된다. JTBC 기업 메세지와 CI 사이를 직관적으로 이어주는 매끈한 논리적 구조가 한 몫을 하고, 각 채널 콘텐츠의 성격과 맥락을 넉넉히 읽어내 비주얼적 목소리를 달리하는 특별한 JTBC만의 센스가 또 한 몫을 한다. JTBC의 디자인은 상황에 맞는 격을 차릴 줄 안다. 유연하고 가변적이다. 이로써 시청자들과의 은근한 교감을 이뤄낸다.

 

대중이 다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할 때는 시각적 요소 하나하나가 시끌벅적 활기찬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대중이 다 함께 어렵고 아픈 마음을 갖는 대상을 이야기할 때는 모든 시각적 요소가 아주 소리 없는 색채로 시청자의 마음을 묵직하게 끌어안아 위로하기도 한다. 이러한 그들의 브랜딩은 디자인 영역에 스토리를 무책임하게 맡겨버리지 않는다. 되려 그 반대로 ‘스토리가 디자인을 직접 이야기하도록’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이들이 JTBC의 브랜드 디자인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안정감과 신뢰를 얻는 것이 아닐까. JTBC는 그들만의 브랜딩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를 활짝 열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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