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미디어를 구축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카드는 ‘채널 현대카드’를 오픈했고, 넷마블은 ‘채널 넷마블’을 런칭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뉴스룸’을 만들었으며, SK 텔레콤도 5월 중에 자체 미디어 채널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미디어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기업들이 콘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채널 현대카드를 보면 판매를 유도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그들의 철학과 감성을 담은 콘텐츠나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심지어 금융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콘텐츠도 많다. 그래서 채널 현대카드로 들어온 사람들의 행동은 구매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채널 현대카드
이미지 출처: 채널 넷마블
금융회사가 왜 예능에 가까운 영상을 제작하고 있을까? 왜 게임 회사가 맛집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까?
고객이 달라졌다
거대 자본을 가진 몇몇 기업이 트렌드를 주도하던 흐름은 끝났다. 이제 고객은 능동적으로 행동하며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사람들은 풍부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이곳 저곳의 물건을 비교해보고 정보를 공유한다. 모두가 연결되어있는 커뮤니티를 통해 기업을 향한 거대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 상황에서 기업은 더이상 “우리는 이렇게 훌륭한 회사야.”라고 말하며 일방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웬만한 광고보다 개인 인플루언서의 한마디가 영향력이 크다. 이미지 출처: youtube 채널 망가녀
변화하는 세상에서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
전통적 마케팅에서 잠재고객에게 ‘개인의 개성’을 부여하여 성격부터 환경, 배경등을 정의한 것을 페르소나(Persona)라고 한다. 주요 타겟을 대변하는 적절한 페르소나를 입히면 기업은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지 않을 수 있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페르소나를 정하고 나면 기업은 원하는 메시지를 던지며 고객에게 다가가면 되었다.
이제는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기업이 하나의 인격체로서 다가가는 것이다. 전통적 마케팅에서 고객에게 페르소나를 입혀 상응하는 전략을 펼쳐왔듯이, 기업에 적절한 페르소나를 입혀 ‘고객이 다가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업에게 드는 느낌은 사람에게 적용했을 때도 어색하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싸다’, ‘성능이 좋다’라는 이미지는 적절하지 않다. 반면 ‘친근하다’, ‘혁신적이다’, ‘센스 있다’등의 표현은 사람에게도 붙일 수 있는 표현이기에 적절하다. 에어비앤비는 친근하다. 애플은 혁신적이다. 배달의 민족은 센스가 있다. 모두 고객과의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었던 기업들이다.
기업을 하나의 인격체로 만들어 줄 자체 미디어
사람의 성격은 대화를 통해 느낄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 시대에서 기업이 말하는 방법인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대화를 함으로써 그들의 페르소나를 정립해 나갈 수 있다.
좋은 콘텐츠는 고객으로 하여금 워너비 라이프스타일에 좀더 다가갈수 있게 도와주는 콘텐츠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콘텐츠에 은근슬쩍 브랜드를 노출시킨다. 고객이 기업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것이 습관이 되면 고객은 기업을 인격체로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자체미디어는 기업에 매력을 느낀 고객이 그 기업에게서 좀더 친밀감을 느끼고 싶을때 방문하는 창구이며, 외부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내는 목소리이기에 고객에게 더 크고 뚜렷하게 전달될 것이다.
인격체로서 인식되기 위해 또 고려해야 할 것은 ‘일관성’이다. 고객이 좋아할 콘텐츠라는 이유로 기업의 핵심 메시지를 잃어선 안 된다. 위에서 소개한 현대카드와 상관없어 보이는 영상은 알고 보면 ‘현대카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고 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연예인이 나와 도시 생활에 대해 말하면서 말이다.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현대카드 사용자들은 이 콘텐츠에 공감하고 웃는다. 현대카드는 이렇게 모든 마케팅 활동에서 ‘현대적이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만든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들이 세계적인 뮤지션들을 섭외해 콘서트를 열고 디자인, 여행, 요리 서적과 LP판으로 가득 찬 라이브러리를 만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브랜드 옹호자를 만들어라
“Content marketing is only marketing left(콘텐츠 마케팅은 끝까지 남을 유일한 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
전통적인 마케팅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 시대에서 우리가 봐야할 것은 콘텐츠 마케팅이다. 가치관을 담아낸 콘텐츠는 철학을 확립하는 것은 물론, 변화하는 시대에서도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콘텐츠 마케팅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갈수록 다변화된 접근이 요구될 것이며, 현대카드는 기업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좋은 선례다.
머지않아 보다 많은 기업들이 철학을 녹여낸 미디어를 구축할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철학을 담은 기업들 간의 분야를 넘나드는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미디어를 통해 정립한 철학을 무기로 금융회사 현대카드와 게임회사 넷마블이 맞붙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견고한 철학을 세운 기업은 변화하는 세상에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일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일관된 철학이 담긴 콘텐츠는 고객으로 하여금 기업을 인격으로 느끼게 만든다. 기업들은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attention)을 끌고자 할 것이며, 우리 브랜드를 옹호(Advocacy)하는 고객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결국 브랜드 옹호자를 많이 만들어내는 시장에서 더 높은 존재감을 가지게 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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