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updated on 1월 21st, 2021 at 11:12 오후
마케터라면 꼭 알아야 할 시장을 이끈 마케팅전략 6가지
어제와 오늘의 유행이 다른 세상이다. 그만큼 지난 마케팅전략을 그대로 따라 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은 매년 마찬가지였다. 항상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들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는지, 그 사고방식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분명 새로운 전략을 짜 나가는데 있어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시장을 주도했던, 가장 혁신적이고 뜨거웠던 마케팅전략 6가지를 모아봤다. 순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1. 미팩토리(돼지코팩) – 트렌드를 이끌어라
2. 72초 TV – 콘텐츠의 본질을 잊지 마라
이미지 출처: 72초 TV
콘텐츠가 말 그대로 쏟아지는 세상이다. 그만큼 진짜 좋은 콘텐츠가 아니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 하물며 퀄리티가 낮거나 그저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광고 콘텐츠는 어떨까? 쉽게 외면당하고 말 것이다. 참 어렵다. 그렇다고 콘텐츠를 통해 말하고 싶은 메세지, 즉 광고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72초 TV는 이 간극을 너무나 적절하게 잘 풀어냈다.
출처: 빰빠밤! 원조 초압축 드라마가 돌아온다! ’72초’ 시즌3 TEASER (Youtube)
72초 TV는 젊은층을 겨냥해 짧으면서도 풍부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하지만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은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그 콘텐츠 안에 광고를 너무나 잘 녹여낸 것이다. 기존 콘텐츠처럼 광고인 것이 티가 안 나도록 애쓴 것이 아니었다. 72초 TV는 오히려 광고인 것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이를 유머 요소로 삼았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가치 있는 콘텐츠의 힘을 알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광고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쉽게 인지한다. 광고를 잘 숨겼든 안 숨겼든 말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퀄리티와 진정성이다. 72초 TV는 광고를 숨기는데 애쓰는 대신, 콘텐츠 자체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결과는 어떤가, 우리는 광고인 줄 알면서도 72초의 콘텐츠를 찾는다.
3. 국순당 – 시장을 파악하고, 발 빠르게 행동하라
이미지 출처: 국순당
국순당이 내보였던 이전에 없던 막걸리 ‘아이싱’, 아이싱은 막걸리 같지 않은 막걸리다. 마치 과일 맥주 같은 맛이 난다. 노동을 하고 난 다음에나, 비 오는 날에나 사람들이 찾는 일반 막걸리와는 다르게 아이싱은 맥주처럼 사람들이 가볍게 찾는 술이다. 국순당은 어떻게 이런 지점을 찾아 ‘막걸리 같지 않은 막걸리’를 만들게 됐을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소주’를 가장 즐겨 마시는 술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매출 1위는 맥주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사람들이 언제든 간단히 한 캔 할 수 있는 맥주를 술집에서 자리 잡고 마셔야 하는 ‘술’이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국순당은 이 점을 캐치했다. 막걸리가 공략할 길은 맥주가 차지하고 있던 캐주얼한 위치였다. 오랜 시간 맥주를 연구한 끝에 ‘맥주보다 싸고 맛있으면서도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게 된다. 그 막걸리가 아이싱이다.
국순당은 이어 작년 바나나, 복숭아, 크림치즈를 막걸리에 접목한 ‘쌀 플레이버 시리즈’도 시장에 내놓았다. 젊은 층이 술에서도 ‘맛’을 찾고 있다는 것을 잡아낸 것이다. 출시 10개월 만에 500만 병 이상을 팔아치우며 레드오션 같았던 주류업계에 또 한 번 돌파구를 내놓았다. 시장을 파악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후 바로 실행에 옮긴 그들의 발 빠른 행보가 빚어낸 결과다.
4. LUSH –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라
이미지 출처: LUSH
강남대로를 지나고 나면 LUSH 매장의 위치는 쉽게 기억할 수 있다. 문 앞에서 강하게 내뿜는 향기가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엄청난 후각적 자극뿐 아니라 직접 발라보고 씻을 수 있도록 하면서 촉각적 요소까지 완비하고 있다. 그렇게 LUSH는 감각을 자극하며 고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제품을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마치 신선한 과일가게를 연상시키는 LUSH의 매장은 구매할 의사가 없던 행인의 발도 잡는다. 진열되어있는 제품에는 친환경적이라는 마크나 설명도 없다. 자연에서 바로 가져온 것 같은 LUSH의 비누를 보면 가공된 제품이 아닌 원재료를 사는 기분이 든다. 제품 용기에 적혀있는 문구들은 어떤가, 모두 손글씨체로 친환경적 핸드메이드 제품이라는 것을 그저 ‘봄으로써’ 알 수 있다. 철저히 고객에게 그들의 제품을 경험시키며 다가가고 있는 거다.
억지 광고가 아닌 이끌려 온 소비자들은 LUSH에 대해 안 좋은 마음을 가질 수가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냄새나는 콘서트’등 “우리가 준비해 놓은 장소에서 맘껏 뛰어놀며 우리를 체험해 봐”라는 느낌을 주는 캠페인도 수차례 열고 있다. 이제는 기업 주도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소비자 주도의 마케팅전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LUSH다.
5. 동서식품 – 고객에게 우리 제품을 ‘체험’시켜라
이미지 출처: 동서식품
커피믹스 ‘맥심’으로 유명한 회사다. 그런데 뜬금없게도 작년 4월, 동서식품은 성수동에 팝업 북 카페 ‘모카 책방’을 열었다. 말 그대로 책방이다. 커피회사가 웬 책일까 싶지만, 모카책방에는 하루에도 약 1천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성황을 이뤘고, 이에 따라 운영 종료일을 연장하기도 했다. 찾아온 사람들에게 맥심 모카골드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책 7천 권을 배치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모카골드의 광고 모델인 이나영, 김우빈, 황정민이 모카책방의 주인으로 깜짝 등장하는 이벤트도 보였다.
선착순으로 모카책방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머그컵을 증정하는 등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면서도 이를 자발적으로 알리게 했다. 그리고 이를 알리는데 있어서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팝업 스토어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인테리어에서부터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 맥심 모카골드를 이루는 노란색이 사람들의 눈을 통해, SNS를 통해 전해지면서 노란색 하면 맥심을 기억나게 했다. 독서 장려라는 착한 주제를 가지고도 최고의 인지도 상승 전략을 펼친 동서식품이다.
6. 캐논(CANON) – 경직되어 있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미지 출처: 캐논
카메라같이 고 관여 제품의 광고는 여태껏 고급스럽고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제 대기업들도 전통 매체를 떠나 온라인 광고 영역에 발을 들이면서 기존의 분위기에서 탈피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캐논의 행보는 주목할만했다. 파워샷 G7 X mark II를 론칭하면서 홍보를 위해 안정환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를 모델로 하여 광고를 제작했다. 이 광고에서는 기존의 고급스러운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정 반대로 가볍고 재미있는 내용의 광고였다. 네티즌들은 이 영상을 여기저기 퍼나르기 시작했고, 곧 100만 뷰 이상을 돌파하며 이른바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에 성공했다.
중요했던 것은 여태껏 해왔던 캠페인의 효과가 이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전혀 새로운 방식의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어렵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경직된 대기업이라면 더더욱 힘들다. 하지만 캐논은 해냈다. 그리고 보란 듯이 90% 이상의 공유를 소비자의 자발적 행동을 통해 이끌어내며 2016년 최고의 바이럴 영상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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