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교주 해적단의 항해 일지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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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on 9월 22nd, 2020 at 03: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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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요약 보기 🎤

  1. 사업의 첫 줄, 수산 시장의 정보 비대칭 맞추기 🐟 🐠 🐡
  2. 비즈니스 모델 착수, 7배의 매출 성장
  3. 인어교주 해적단, 콘텐츠 파워의 원천
  4. 해적단, 위기도 겪었어요 ☠️
  5. 수산 시장 유통 블랙박스는 이제 그만 🙅‍♂️ 
  6. 바다가 그렇듯,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이 시장
  7. 성장을 향해 달려보시죠!


 

 

• 해적선에 탑승한 지 벌써 5년!

“버텼다기보다 일이 재밌었어요. 처음 입사할 때 들었던 생각이요? 인어교주 해적단의 서비스가 좋으니 고객들을 만나는 방식만 개선된다면 사업이 성장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디자인이 너무 투박해 해괴한 곳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제공하는 정보가 너무 좋았으니까요. (웃음) 일을 하다보니 갈수록 재밌는 거예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벌써 5년, 시간이 엄청나게 빠르네요!”

 

반갑습니다! 😀 

저는 인어교주해적단의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는 박송이라고 합니다. 

 

• 사업의 첫 줄, 정보의 균형 맞추기

저희는 네이버 블로그를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수산 시장의 시세들을 고객들에게 알려주던 블로그였죠. 그 때까지만 해도 수산 시장의 정보가 워낙 폐쇄적이다보니 저희 블로그가 정보를 얻기에 좋은 채널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 키로당 이만오천원이면 적당하겠구나. 그럼 두 명이면 한 오만원이면 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가격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드렸죠. 수산 시장에 갔을 때 쉽게 드실 수 있게 안내 차원이랄까요. 워낙 배타적인 정보이다보니 블로그가 엄청나게 흥했죠. 휴가철에 들면 MAU가 폭발해버릴 정도로요. 저희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점점 수산 시장 점포에 가격을 흥정하는 일반인들도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고객과 공급자의 정보 비대칭이 너무 심했던 수산 시장이었어요. 소매 시세가 거의 독점이다시피 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점포 상인분들의 시세 정보를 받아 제공할 수는 없었어요. 맘 맞는 점포 상인분들의 시세를 먼저 제공하면서 시작했죠.

 

현재 해산물 시세를 알려주는 인어교주해적단의 어플리케이션 모습. jpg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하다(feat.연어)

블로그가 유명해지고 주변에서 “너희 혹시 수산물을 직접 팔아보지는 않을래?” 하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인어교주 해적단의 스토어팜이 열린 계기가 되었죠. 그 때부터 수산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처럼 유통망이 잘 구축된 시점이 아니었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지만, 차근 차근 시작했어요. 신선 식품이다보니 선도를 유지하는 일, 예를 들어 날씨가 더울 때 아이스팩은 몇 개 넣어야 하는지 하는 자잘한 지식들까지도 직접 부딪혀 가면서 배워야 했죠. 연어 판매로 시작한 스토어팜이 지금은 200개 넘는 물건들을 판매하는 채널이 되었네요. 최근에는 도매 사업도 활성화된 상태고요.

수산물 유통망을 구축하는 과정을 떠올려보면 메일 보내고 전화로 하는 일보다는 몸으로 부딪히는 일이 훨씬 많았어요. 지금은 글로벌 소싱팀이 존재하지만 이 전에는 산지에 가서 직원들이 직접 사장님들과 이야기하고 매달리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마음이 잘 맞고 원하는 가치가 동일한 사장님도 생겼어요. 끈끈한 유대감이 좀 생겼다고나 할까… 일이 이러니 (처음 저희 팀은 열 명도 채 안되었기 때문에) 직원들은 업무 시간에 모두 시장에 있어야만 했어요. 여름에 전국을 돌면서 수산 시장에 가고, 미리 가서 점포를 검증을 하고(=회를 엄청나게 많이 먹어보고🐟 ) 제휴를 하나 하나 맺어야 했거든요. 그 결과, 입점 점포가 100군데도 없었던 저희가 이제는 700개 이상의 수산 시장 점포 소개를 해드리는 곳이 되었고요. (시세를 오픈하는 곳만 700여 군데) 

 

제주에서 광어를 작업하며.jpg

 

• 수수료 서비스요?

처음에는 받지 않았는데 직원이 생기고 조금씩 체계화되가면서 사장님들께서 망하지 말라고 조금씩 챙겨주시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전국 700개가 넘는 제휴 점포 중 수수료를 받는 곳은 저희가 확실히 도움을 드리고 있는 지역 외에는 많지 않아요.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채널 중 블로그 외에 가장 파워풀한 채널이었기 때문에 주신 것이기도 할 테지만, 저희를 챙겨주시는 사장님들의 따뜻한 마음이기도 할테니 저희는 너무 감사히 여기고 있죠. 

 

아프리카 물고기로 일본에서 스시를 만들 수 있을 때까지

매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죠. 세어보면 온라인 소매, 그리고 도매가 매출의 반 씩을 차지하고 있어요. 도매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수익성(사업성)이 있는 점, 유통 단계를 축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 기폭제가 되었고요. 18-19년 사이 매출액은 약 7배 정도 늘었어요. 비전은 명확해요. 전 세계의 수산물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브릿지가 되자. 예를 들어 일본의 스시 쉐프님이 생선 횟감을 구하고 싶은데 그게 아프리카에 있다면? 언젠가 저희를 통해서 찾기 어려운 해산물을 찾으신다거나 수산물이 궁금하면 무조건 인어교주해적단이다 하는 인식들이 널리 퍼진다면… 너무 짜릿할 것 같지 않나요?

 

인어교주 해적단, 콘텐츠의 힘

 

콘텐츠를 만들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이에요.

  1. 고객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2. 고객이 모르는 정보가 맞는가

위 기준에 맞추어 고객에게 가치를 주려고 하는 것들에 집중 되어 있고요. 고객 입장에서 모를 내용들, 예컨대 문어 손질법, 전어를 회로 떠 먹는 법, 킹크랩 회로 먹는 법 등이요. 수산물 너무 어렵잖아요. 수산물을 취급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 제게도 어려운데 일반인분들은 얼마나 어렵겠어요. 꼭 콘텐츠가 글이어야 한다거나, 영상이어야 한다거나 하는 원칙은 없어요. 무엇이, 어떤 정보가 “고객들에게 가장 원하는 가치를 줄 수 있는가”가 관건이죠. 

 

인어교주해적단의 페이스북 콘텐츠

 

인어교주해적단의 유튜브 콘텐츠

 

해적단의 위기 (+ 다시 한 번 믿어주신 고객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위기도 있었죠. 어려운 시기였지만 돌이켜보면 현재까지 이룬 성장의 발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아마 아실 수도 있는데, 작년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브라운 킹크랩이라는 제품을 소싱하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 것이 화근이었죠. 비싸면 키로당 8만원정도까지 올라가는 킹크랩을 좀 싸게 경험하게 해드릴 수 없을까 해서 생각한 일이었는데, 보통 시중에서 먹는 블루, 레드 킹크랩이 아닌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한 브라운 킹크랩을 저희가 소싱했고요. 싼 값에 좋은 킹크랩을 먹을 수 있다면 고객 여러분들께 꼭 알려줘야겠다 생각해 본격적으로 착수했어요. “킹크랩을 3만원대에 먹을 수 있다”는 콘텐츠도 만드는 등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곧 문제가 터졌죠. 저희가 소싱한 제품 중에는 좋은 제품들도 있었지만 동시에 질 좋지 않은 제품들이 존재했던 거예요.

문제 파악 후 전액 환불을 결정했고 전 직원이 힘을 합쳐 한 분 한 분 고객분들께 전화를 걸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요. 이 후엔 소싱을 신중하게, 더 기준을 철저하게 만들어 진행하고 있어요. 퀄리티 검수에 더 큰 노력을 들이고 있죠. 가능 인력이 모두 가서 전량 검수를 한다던가, 소싱할 때마다 현장에 자주 방문해 랜덤으로 체크한다던가 하는 일들을 하면서요. 사무실에서는 퀄리티 검수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지만, 또 그건 아니에요. 저희 물건을 직접 저희가 주문해 택배로 받아보기도 하고, 그 물건을 6시간 뒤에 열어보기도 하고.. 상하진 않았는지 고객들이 드실 수 있는 물건인지 끊임없이 모니터링 한답니다.

 

직접 수산물 현장에서 뛰어다니는 인어교주해적단 단원들.jpg

유통 블랙박스를 최대한 오픈하고 싶어요

판매부터 시작해 유통까지, 인어교주해적단의 사업이 거슬러 올라가고 있어요. 최초 투자유치 당시엔 유통을 막 시작할 때였어요. 구비할 것이 많았으니 돈 나갈 일도 참 많았고요. 그렇다고 현재 유통이 엄청 활성화되어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 활로를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수산물의 수출과 수입에 조금씩 도전하고 있거든요. 중국의 허마셴성에 킹크랩을 수출도 해보고, 러시아에 값 싸고 질 좋은 해산물을 알아보는 등으로요. 

소매 시세 공개를 시작으로 최종 소비자들을 위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젠 공급자 분들을 위해서 도매 관련 일들도 진행하자는 게 팀 내의 공통된 의견이었어요. 블랙 박스처럼 운영되는 유통 단계들을 투명하게 가져가고, 또 줄일 수 있다면 줄이는 것도 좋죠. 물론 유통 단계를 무시한다는 건 말도 안되지만요. 바다가서 직접 잡아 먹으면 모를까요. (웃음) 포인트는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는 거죠..

플랫폼에 대한 수산 시장 관계자분들의 반발이요? 조금 있긴 했지만 크진 않았어요. 시세 공개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점차 우호적이게 됐죠. 오히려 지금은 형, 동생, 삼촌, 이모라고 서로 부르며 다니는 걸요! 저희가 없어지면 골칫거리가 해결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채널(블로그, 배너 마케팅 등)에 쓰는 돈의 반의 반의 반도 안 쓰면서 고객이 유치되면 누이좋고 매부 좋은 것 일테니까요. 고객과 공급자 사이에서 최대한의 중립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자는 것이 저희 업무 원칙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상품운영본부장_패스트파이브 푸드 테크 컨퍼런스 강연.jpg

바다가 그렇듯,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을 이 시장

수산물 시장의 규모는 어마어마해요. 시장의 크기를 봤을 때 저희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죠. 세계적으로 수산물을 수입할 때, 대부분 냉동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요. 랍스타 맛이 나던 코타키나발루의 생새우를 한국에서는 먹을 수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죠. 이런 해산물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게요. 10년 전에는 먹지 않던 연어가 지금은 너무 흔해져버린 것처럼, 더 다양한 수산물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저희는 끊임없이 노력할 거예요.

바다가 그렇듯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잖아요? 바다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들은 아직도 많을테니 시장도 자연스레 넓어질 거라고 봐요. 바로 옆에 있는 중국만 해도 회 문화가 별로 없어요. 이제 늘어나고 있는 추세고요. 늘어나는 중국의 참치 수요가 보여주고 있죠. 게나 랍스타도 물론이고요.

 

워크샵도 바다로?!🛶.jpg

 

저희 해적단의 선원이 되고 싶은 분이라면…

인어교주해적단은요. 투자자 분들이 늘 말씀하세요.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이렇게 오너쉽을 가지고 일을 해줍니까?” 명확히 대답해 드릴 순 없지만… 저희가 운이 좋다고 봐야죠. 기본적으로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요. 일이 힘들고 늦게까지 한다고 해도 적어도 자기 회사라는 마인드가 다 있는 것 같아요. 성장에 집중하시는 분들이 우글대는 저희 인어교주 해적선에 함께 탑승하실 분들이라면 저희도 언제든 환영입니다. ⛵️⚓️

여담이지만 해산물을 좋아하시는 분들 저희 회사 오시면 더 이상 질려서 못 먹을 때까지 먹을 수 있어요. 실제로 더 이상 안(못) 먹는다고 하시는 분들, 사무실에 많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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