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언제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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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on 1월 25th, 2021 at 05:24 오후

디즈니를 생각하면 비현실적인 아름다움, 잊어버리고 있던 어린 시절의 행복, 환상적인 마법 같은 것들이 생각난다. 어른들에게도 디즈니는 그저 어린 시절에 즐겨 봤던 만화 영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어린 날의 기억을 되새기기 위한 매개로, 잊고 있던 희망을 일깨워주는 마법으로 나타난다. 미키마우스가 태어난 지 10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디즈니는 어린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웃음을 준다. 세대를 이어주는 끈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미녀와 야수’ 실사판 영화가 나왔다. 만화 ‘미녀와 야수’를 통해 어머니가 느꼈던 감정을, 이제는 딸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를 비단 만화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게임, 캐릭터 상품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많은 영역들에서 만나게 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그들만의 멋진 콘텐츠를 중심으로 디즈니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매김했다. 언제나 보다 순수한 마음을 갈망할 때면 기억과 함께 찾아오는 디즈니, 이는 분명 우리가 그들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디즈니의 확장력과 결을 같이했을 것이다.

disney's representative image. castle. the image shows their identity. youth and dream.

 “성공한 대부분의 기업은 어느 한순간에만 기업가적이었다”

 

20세기의 대표적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남긴 말이다. 창의성, 혁신을 앞세운 기업이 그 정신을 유지하기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디즈니는 여러 분야로 확장을 했음에도, 그만큼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정신을 잃지 않았다. 최소한 “그때 그랬지”라고 말하며 다수의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를 실망시킨 적은 없다. 그래서 디즈니에 대한 우리의 애정은 여전하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그들도 위기는 있었다. 1966년 창립자 월트 디즈니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1980년대까지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내는 영화마다 흥행에 실패했으며 놀이공원 디즈니랜드의 입장객 수는 계속해서 감소했다. 디즈니의 콘텐츠는 당시 인기를 끌던 콘텐츠 ‘스타워즈’에 완전히 밀렸고 주식은 70% 가까이 하락했다. 디즈니는 창의력을 기반으로 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콘텐츠가 핵심이었고 본질이었으나 거듭되는 영화 흥행 실패로 그러한 콘텐츠보다는 놀이공원 등 부동산 운영에 집중했다. 그게 이유였다. 핵심을 잃어버린 디즈니의 행보는 영화뿐 아니라 그들이 손을 뻗치고 있던 모든 영역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던 것이다. 지속적으로 그들의 색을 입힌 창의적인 콘텐츠가 생산되고, 이를 통해 감화된 사람들을 놀이공원이나 캐릭터 상품 매장으로 이끌게 하는, 그러한 본질에서부터 시작된 선순환이 끊기는 것은 치명적이었다. 지속적인 콘텐츠의 창출은 부재했고, 그저 과거에 맺었던 열매만을 따먹으려고만 하는 것과 다름없었으니 그들은 퇴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디즈니는 1984년, 경쟁사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마이클 아이즈너를 새로운 수장으로 앉히며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의 구조적 조치나 사업 다각화 뿐 아니라 잃어버렸던 ‘창의성’을 다시 찾기 위한 체계적인 조치를 취했다. 창의적인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그런 인재들이 맘 놓고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기존의 위계적인 구조는 지양하며 창의력을 극대화할 조직 문화 개선 등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디즈니는 다시 시작의 신념이자 핵심인 창의력을 되찾을 수 있었고, 그 이후로도 픽사와 손잡고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등 혁신적인 행보를 보였다. 방송국 ABC를 중심으로 하여 TV 방송 등 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디즈니랜드와 리조트 사업을 총괄하는 파크 앤 리조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스튜디오의 집합체인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캐릭터 라이센싱, 게임, 인터넷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컨슈머 프로덕트 & 인터랙티브까지, 그야말로 거의 모든 콘텐츠 시장에 발을 넓히면서도 그들은 창의력을 유지하여 끊임없이 좋은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 결과 1980년대 초 10억 달러에 불과했던 디즈니의 매출은 88년 30억 달러를 기록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disney's princesses

큰 위기를 겪었음에도 그들이 결국에는 버텨내고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창립자 월트 디즈니의 정신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디즈니에는 이매지니어(Imageneer)라는 직책이 있다. 상상하다(Imagine)과 엔지니어(Engineer)를 합친 말로, ‘상상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창업자 월트 디즈니가 1950년대 디즈니랜드를 시작하면서부터 썼던 말이다. 이 ‘이매지니어’라는 단어는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변해도 디즈니와 함께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려는 디즈니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환상적이고 꿈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것들을 실체로 만들어내야 했다. 이매지니어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상상력을 가진 기술자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었다. 사람들은 현실이 된 꿈을 보며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시작은 놀이기구뿐 아니라 디즈니가 만들어내는 모든 것에 상상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원천이 되었다. 디즈니는 처음부터 이를 알았다.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그 신념을 그저 외부로 알리기 위한 멋있는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이를 ‘만드는’ 사람의 마음속에도 단단히 자리 잡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걸 말이다. 그리고 80년대에 위기를 지내며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달으면서 그 신념을 확고히 했다.

그러한 그들의 마인드는 요즘에 와서도 계속되고 있다. 앤디 버드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회장은 2010년, 이매지니어를 언급하며 “상상력을 발휘해 디즈니가 기존에 갖고 있던 콘텐츠 스토리텔링 지식 재산권을 바꾸는 사람들이 바로 엔지니어들”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이 바뀜에도 디즈니를 드러내는 방식만 달라졌을 뿐이지, 콘셉트 고안 단계부터 구현까지 모든 콘텐츠에 그들의 신념, 창의력이 가미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디즈니의 중단 없는 성공의 이유는 바로 월트 디즈니가 만든 직책, 이매지니어에 녹아있다. 그래서 그들의 스토리텔링에 감화될 수 있는 것이다.

scene at disney land. lala land
LA 디즈니랜드 전경

 

당신의 회사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혹시 매일 외치는 신념이 그저 겉으로만 드러나있지는 않은가?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말에 그저 보이기 위한 브랜딩을 하고 있지 않은가? 혹은 신념이란 그저 기획자의 가슴속에만 있지 않은가? 디즈니처럼 정말 원하는 비전을 이루고 싶다면 신념은 기획자부터 개발자, 엔지니어까지, 즉 고안 단계에서부터 구현 단계에까지 모든 것에 녹아들어가 있어야 한다.

출처/참고
‘디즈니’의 변신술 – 매스타임즈
[커버스토리] 창업자 월트 디즈니의 경영철학 – 오리온 비즈니스 스쿨
[커버스토리] 디즈니의 성공 비결은 ‘Relevence’ – MK The biz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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