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은 브랜딩의 중심이다 – 구글의 머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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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on 1월 24th, 2024 at 05:56 오후

디자인 가이드의 중요성 – 구글의 머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

구글의 지메일, 유튜브, 드라이브, 문서, 스프레드시트 등, 어떤 서비스를 이용해도 우리는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웹이든 모바일이든 마찬가지다. 꼭 구글에서 내놓은 서비스뿐만 아니라 그들의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진 서비스, 예를 들면 기업이 만든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에서도 같은 환경과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머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 덕분이다. 2014년 6월에 구글이 발표한 디자인 가이드로 전체적인 스타일부터 세부적 레이아웃, 컴포넌트, 패턴, 사용성까지 거의 모든 요소에 대해 방법을 제시한다.

머티리얼 디자인 환경은 현실과 같은 3차원의 공간을 가지고 있으며, 카드스톡(Cardstock)을 기본으로 한다. 카드스톡은 머티리얼 디자인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개념으로, 카드를 겹겹이 쌓아올린 듯한 UI 구성이다. 이는 이전에도 널리 쓰이고 있던 방식이지만, 구글은 ‘그림자 도구’를 적용해 각 요소들이 진짜 카드처럼 보이게 했다. 머티리얼(Material : 물리적인) 디자인’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구글은 화면을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머티리얼은 현실의 촉각에 근거를 두었고 종이와 잉크에 대한 연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로고: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 가이드를 들여다보면 실제 종이의 속성처럼 ‘머티리얼은 다른 머티리얼을 통과할 수 없다.’거나 ‘여러 머티리얼 요소들은 동시에 같은 공간에 위치할 수 없다.’라는 규칙이 있다. 디지털 세상을 최대한 물리적으로 만들려는 고민이 엿보인다. 뿐만 아니라 가이드라인에서는 정말 다양한 부분에서 세세한 안내를 한다. ‘표현’이나 ‘어조’ 같은, 얼핏 보면 디자인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요소까지 말이다. 가이드의 모든 요소에서 머티리얼 디자인의 핵심인 ‘물리적인 세계’가 잘 드러나도록, 그렇게 해서 사용자들이 최대한 직관적으로,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글이 이렇게 ‘철저한’ 디자인 가이드를 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인 가이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이며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조금 더 본질에 가깝게 생각해보자.

카드스톡, 이미지 출처: https://designmodo.com/material-design/


“플랫폼이나 디바이스 크기에 상관없이, 전체에 걸쳐 단일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어떤 환경에서나 일관적인 디자인, 이미지 출처: https://designmodo.com/material-design/

소비자에게 신뢰감, 충성도, 편안함 등의 감정을 부여하여 브랜드에 가치와 이미지를 부여하는 과정이 브랜딩이다. 그리고 브랜드의 종류가 셀 수도 없이 많은 세상에서 효과적인 브랜딩을 위해서는 소비자를 자극하면서도 우리만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이 중요하다. 브랜딩 관점의 디자인을 ‘브랜드 디자인’이라고 하며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끊임없이 일관된 메세지를 전달하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 자리를 잡아야 비로소 강력한 브랜드로 거듭나게 된다는 말이다. 강력한 브랜드의 힘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일관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브랜드 디자인에는 어떤 환경에서도 기초를 이루는, 단 하나의 컨셉이 존재해야 한다. 그 컨셉을 토대로 ‘같은 흐름의 디자인’이 진행되어야 결과물에서 통일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안정적인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어떤 구글 앱에서도 좌측 끝에서 오른쪽으로 스와이프 하면 메뉴가 뜨는 것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눈에 보이는 버튼이 없음에도 말이다. 이는 구글이 플랫폼이나 디바이스에 상관없이 일관된 디자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정적인 사용자 경험은 쌓이고 쌓여 단단한 브랜드 정체성을 세우는 뼈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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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엄청나게 큰 회사다. 검색엔진, 브라우저, OS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힘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일관된 느낌을 전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만약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는 사람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기능을 넣고 디자인을 하는데, 그러한 개발자가 셀 수도 없이 많다면(2016년 11월 기준 안드로이드는 OS 시장의 87.5%를 점유하고 있다.) 각각의 앱에 따라 기능과 디자인 등에서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는 개발자의 역량에 따라 어떤 앱은 사용하기 상당히 불편한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잘 만들어진 앱을 사용하더라도 디자인이 너무 달라 구글의 느낌이 전혀 안 난다면 사용자는 그것이 안드로이드 앱임을 인지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브랜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관성이 저해되는 것이다. 구글은 머티리얼 디자인을 통해 그들의 플랫폼과 서비스가 제공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의 통일된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있기를 바랬다. 그래서 어떤 방식의 서비스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최대한 세세하게, 수치 하나하나에 대한 규칙을 세운 것이다.

머티리얼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보면, 심미적인 것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구글은 제공하는 모든 기기와 서비스가 ‘한 몸’이 되길 바랐기 때문에 그저 ‘예쁜 디자인’보다는 어떤 환경에서도, 어떤 콘텐츠라도 담아낼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했다. 실제로 가이드라인을 보면 ‘조형’의 가장 기초적인 요소인 ‘면’과 ‘색’을 통해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보면 어딘가 밋밋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이는 구글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심미적 요소는 최대한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보다 물리적 요소를 살리면서 현실에서 종이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내도록 했다.

결국 서두에 언급했던 ‘물리적인 세계’를 잘 드러내려는 가이드라인과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 디자인이 같은 흐름 위에 있다. 3차원의 공간, 카드 스톡, 실제 종이를 다루는 듯한 느낌을 그대로 살린 부분들이 구글의 브랜드 디자인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중심으로 구글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일관성 있는 디자인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브랜딩의 핵심인 ‘사용자에게 통일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머티리얼 디자인’을 통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멋진 UI 그 이상이다. 구글은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하나로 묶으며, 고객에게 일관된 느낌의 경험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통합적인 경험’을 갖도록 하고 있다. 그렇게, 브랜드 디자인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보다 쉽고, 편리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말이다.

브랜딩에 뜻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머티리얼 디자인에서 깨달음을 얻어 가길 바란다. 아름다운 디자인이 전부가 아니다. 모든 작업에는 의도, 즉 Why가 스며들어가 있어야 한다. 먼저 내 작업물을 통해 사람들이 얻어 가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Why가 확실해지면, 여러 가지 디자인 컨셉을 생각해내는 것은 한결 쉬워진다. 중심 생각에서 가지처럼 쭉쭉 뻗어나갈 것이다. 구글이 물리적인 세계를 이루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해 빈틈없는 디자인 가이드를 만들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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